속초서 양수 터진 임신부, 헬기 타고 서울로⋯강원 인프라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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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서 양수 터진 임신부, 헬기 타고 서울로⋯강원 인프라의 현실

    속초·강릉·원주 분만실 없어 서울 이송
    강원도 14개 시·군 분만 의료시설 취약
    정선·고성·양양은 산부인과 없어

    • 입력 2023.06.10 00:01
    • 수정 2023.06.11 07:13
    • 기자명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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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속초에서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가 분만실을 찾아 2시간 동안 헤매다 결국 헬기로 서울의 한 대형병원까지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구급대원이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를 헬기로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구급대원이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를 헬기로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강원도소방본부는 지난 6일 오전 4시쯤 속초 한 리조트에서 임신부 A(38)씨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초산이었던 A씨는 임신 38주로 당시 태아가 자궁 안에 거꾸로 자리 잡고 있어 분만 의료 없이 그대로 출산할 경우 자칫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출동한 구급대는 A씨를 분만 의료기관이 있는 강릉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하려 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분만실 병상이 부족해 수술과 입원이 불가능하다”고 했고, 속초의 한 의료원에서도 “야간 시간에는 분만 수술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원주와 서울의 대형병원에 각각 수술이 가능한지 문의했으나 원주의 병원에서도 임신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결국 구급대는 200㎞가량 떨어진 서울 목동의 한 대형병원으로 A씨를 헬기 이송했다. 다행히 A씨는 출산을 무사히 마쳤고,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같은 사례는 강원도 곳곳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임신부가 의료기관까지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없는 분만 취약지는 평창, 정선, 화천, 인제, 횡성, 고성, 양양, 태백, 속초, 삼척, 홍천, 영월, 철원, 양구 등 도내 14개 시·군이다. 이 가운데 정선, 고성, 양양에는 산부인과 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분만 취약지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에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고, 분만 취약지에 있는 강원지역 응급 산모의 전용주택인 ‘안심스테이’등 고위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도내 의료진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수급 대책을 마련하고자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ljhy070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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