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건너라는 건지⋯춘천의 ‘황당 횡단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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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건너라는 건지⋯춘천의 ‘황당 횡단보도’

    우두동 신축 아파트 앞, 안전펜스에 막혀 통행 위험
    춘천시, 승인하고 보니 ‘기형적’ 횡단보도
    입주민 “아이들 다니기 위험하다”

    • 입력 2023.05.03 00:01
    • 수정 2023.05.08 00:17
    • 기자명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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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 우두동 한 아파트 앞에 설치된 횡단보도의 한쪽 방면이 펜스로 가로막혀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시는 시공사가 제출한 횡단보도 설치 계획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다 본지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서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한 우두동 이지더원 2차 앞 스쿨존 횡단보도 한쪽이 가로막혀 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한 우두동 이지더원 2차 앞 스쿨존 횡단보도 한쪽이 가로막혀 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문제의 횡단보도는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이지더원 2차' 정문과 '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 사이에 있다. 안전펜스는 2018년 시가 이곳을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천년나무 1단지 방향에 설치했다. 횡단보도는 시공사가 이지더원 2차 아파트를 지으면서 설치했다.

    당시 시공사인 라인건설은 교통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횡단보도를 설치하겠다는 교통영향개선대책 계획을 시에 제출했고, 시 승인에 따라 그대로 공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횡단보도를 설치하면서 천년나무 방향 한쪽이 안전펜스로 가로막히는 문제가 발생했다. 시가 횡단보도 위치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안전펜스 위치까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입주를 시작한 지난달 30일까지 별다른 조치가 없다.

    장미연(50대·여) 이지더원 2차 입주민은 “횡단보도를 펜스가 막고 있는 게 어이가 없어서 사진을 다 찍어 놨다”며 “펜스가 세워진 구역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면 아이들이 길을 건너다 펜스에 가로막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시공사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횡단보도를 설치한 시공사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천년나무 1단지 방면 인도는 시유지이고 펜스도 시 시설물이라 시공사가 임의로 철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입주가 시작됐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시는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공사는 시 담당 공무원에게 시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시와 협조해 해당 구간을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명선 춘천시 공동주택과 주무관은 “시공사가 제출한 교통영향개선대책 계획서를 교통과나 도로과와도 협의를 진행했지만, 별도 의견이 없었기 때문에 승인이 됐다”면 “막상 횡단보도를 설치해 보니 펜스로 가로막힌 구간이어서 현재 담당 부서에 공문을 보내 협의 후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ljhy070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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