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이 정상이 된' 은행 영업시간 단축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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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상이 정상이 된' 은행 영업시간 단축 언제까지

    거리두기 해제에도 영업시간 ‘단축’
    고객 불편 늘자 금융당국까지 나서
    KB국민, 점심 영업 중단 시범 운영
    고금리 수익에 성과급은 300% 넘어

    • 입력 2023.01.10 00:01
    • 수정 2023.01.11 06:37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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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 끝난 지가 언젠데⋯.”

    9일 오전 춘천 한 시중은행 입구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안내된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였다. 은행에 들어가던 시민 박모씨는 “출근 전에도, 퇴근 후에도 들를 수 없어 오전 반차를 냈다”며 투덜거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10개월 가까이 지났음에도 은행 영업시간은 좀처럼 이전으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점심시간에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은행까지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2021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객 접촉을 최소화하겠다며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던 운영시간을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줄였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 4월부로 해제됐음에도 은행 영업시간은 여전히 그대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확진자 추적도 힘들어 직원이나 고객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며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한 다음에 시간을 정상화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춘천, 신한은행 강원영업부금융센터, 우리은행 춘천지점 등 춘천지역 시중은행들 역시 마찬가지다. 지점 대부분이 오전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만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에도 시중은행들이 여전히 영업시간 단축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춘천 시중은행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에도 시중은행들이 여전히 영업시간 단축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이 춘천 시중은행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금융당국이 영업 정상화를 주문하고 있음에도 일부 은행은 영업시간 단축을 오히려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은행 영업시간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게 국민 생활 불편 해소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 대한 정서와 기대에도 부합한다”며 영업 정상화를 주문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최근 일부 지점에 한해 점심시간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업 단축을 유지한 채 점심시간 중단까지 시행될 경우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약 5시간뿐이다. 직장인 등 고객들이 은행을 이용하기는 더욱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은 “점심시간 중단은 군부대, 공공기관 등에 위치해 일반 고객이 잘 찾지 않는 전체 직원이 2명 소형출장소 지점 9곳에서만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범 운영 지점에 춘천지역 점포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은행들은 고금리 기조 속 급격한 수익 증가로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300~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조2203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5017억원) 대비 약 18% 증가했다. 춘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전달받은 사항은 없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합의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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