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서비스업, 제조업 등의 부진이 겹치며 겨울 추위보다 매서운 경기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 12월호’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강원지역 경기는 지난 3분기에 비해 소폭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서비스업 등 생산 관련 부문과 민간소비, 설비 투자 등 수요 측면의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 수출 역시 감소했으며 건설투자는 보합 수준이었지만 향후 감소세가 예상된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 및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지난 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지역 방문객 감소가 원인이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0~11월에 걸쳐 강원지역을 방문한 이들의 수는 전년 동기보다는 증가했으나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10% 감소했다.
이 기간 춘천 방문객은 588만3700명이었다. 특히 10월 323만1000명이던 방문객이 11월(265만2700명) 들어 대폭 하락했다. 496만명이 방문했던 전년 동기 대비 많은 수였지만 지난 8~9월(615만2500명)보다는 적었다. 물가 상승이 본격화되고 여름 휴가철이 끝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멘트와 합금철 공급량 감소는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의하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시멘트 출하가 지연돼 출하량이 평소 5~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수요 둔화로 지역 합금철 수출이 줄어든 영향도 컸다. 합금철 수출은 올해 2분기부터 꾸준히 감소했으며 4분기엔 전 분기 대비 33.8%가 감소했다.
부동산업 역시 부진했다. 대출금리 상승과 함께 수도권 규제 해제의 영향으로 외지인 매입이 감소하며 아파트 거래량이 줄고 비주거용 부동산의 공실률도 상승했다. 아파트값이 23주 연속 하락했고 오피스, 중대형 매장 공실률이 각각 22.8%, 13.9%까지 증가했다. 10~11월 춘천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9월 대비 0.64%p 하락해 강원지역 평균(-0.23%p)을 넘어 도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편 공장, 주택 등에 투입된 건설투자 항목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공공부문의 경우 잔여 예산 투입과 지난여름 집중호우에 따른 재난복구공사 등으로 투자가 증가한 탓이다. 하지만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향후 건설투자 역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로, 교량 건설을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 투자는 소폭 증가하겠지만 건설자재비와 금리 상승 영향으로 민간부문 사무실이나 숙박 시설의 수주액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10월 기준 강원의 건설 수주액은 249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9% 감소했으며 특히 숙박 시설 관련 수주액이 58.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성 한국은행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해외경제 악화와 물가 상승 등으로 수출과 내수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도 큰 반등은 힘들어 보여 현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