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오는 것 몰랐나⋯혈세 들인 꽃밭, 한달 만에 이 지경
상태바
겨울 오는 것 몰랐나⋯혈세 들인 꽃밭, 한달 만에 이 지경
  • 이현지 기자
  • 댓글 20
  • 승인 2022.11.16 00: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천시, 지난달 시비 들여 공지천 산책로에 꽃 심어
메리골드, 백일홍, 국화 등 한달만에 모두 얼어죽어
본지 취재 하루 만에 산책로 시든 꽃들 전부 제거
지난 9일 공지천 산책로. 시비를 들여 심은 꽃들이 시들어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지난 9일 공지천 산책로. 시비를 들여 심은 꽃들이 시들어 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춘천시가 공지천 산책로의 경관 개선을 위해 지난 10월 10일 전후 심은 가을꽃들이 11월 초 영하의 날씨에 대거 얼어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늦가을에도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춘천의 기온을 고려하지 않아 애꿎은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공지천 산책로. ‘퇴계천길’이라고 적힌 굴다리 주변에 산책하느라 분주한 시민들 옆으로 무수히 많은 꽃들이 심어져 있었다. 꽃들이 있는 구간은 얼핏 봐도 100m가 넘게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메리골드, 백일홍, 맨드라미는 죄다 시들어 있어 생생한 꽃을 찾기 어려웠다. 뿌리와 잎이 바스러질 정도로 말라 있었고 꽃잎의 색도 거무죽죽하게 변해있었다. 추위에도 비교적 강한 것으로 알려진 노란 국화꽃만이 본래의 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메리골드로 보이는 꽃들은 다 시들고 노란 국화만 제대로 피어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메리골드로 보이는 꽃들은 다 시들고 노란 국화만 제대로 피어있다. (사진=이현지 기자)

얼어 죽은 꽃들로 흉물이 된 산책로를 보면서 시민들은 너도 나도 불만을 제기했다. 김모(60)씨는 “꽃들이 몇천 송이씩 시들어 흉물 같은데 이걸 왜 방치하는지 모르겠다”며 “날씨가 워낙 추워서 꽃들이 시들 수밖에 없는데, 시비를 들여서 왜 자꾸 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본지 취재결과, 춘천시에서 심은 꽃 종류는 메리골드, 백일홍, 국화, 맨드라미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화를 제외하곤 모두 추위에 약한 꽃들이라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이 꽃들은 이달 4~5일 춘천의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을 때 얼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꽃잎과 줄기까지 시들어 갈색으로 변한 꽃의 모습. (사진=이현지 기자)
꽃잎과 줄기까지 시들어 갈색으로 변한 꽃의 모습. (사진=이현지 기자)

춘천시 녹지공원과는 이 꽃들이 지난 10월 10일쯤 시비로 심은 것이라고 밝혔다. 녹지공원과 관계자는 14일 “시민들이 워낙 많이 이용하는 산책로라 꽃을 보며 힐링할 수 있도록 가을꽃을 심은 것”이라며 “종자 파종이 잘 돼 평소보다 더 많은 꽃을 심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꽃을 심을 계획은 없으며, 시든 꽃들은 오늘부터 작업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15일 다시 방문한 공지천 산책로에는 꽃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이현지 기자)
15일 다시 방문한 공지천 산책로에는 꽃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이현지 기자)

본지가 춘천시와 통화한 다음날인 15일 다시 공지천 산책로를 방문하니 꽃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화단 위에는 흙이 파헤쳐진 흔적만 남아 있었다. 시비로 꽃을 심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었다. 

[이현지 기자 hy0907_@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이현지 기자
이현지 기자 쉽고 유익한 기사로 다가가겠습니다.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곽*정 2022-11-20 16:03:28
시민의 혈세 집행에 좀더 세밀한 계획과 관리가 필요할듯

김*호 2022-11-19 16:34:26
있는 예산을 써야하니 계획성 없이 집행했네요.

유*현 2022-11-19 12:22:37
지금은 관광객들이 좀 있겠지만 10년전 중도배터 앞에 봄가을로 꽃 갈아 심는거 보고 사람도 많이 없는 외진곳에 꽃을 왜이리심지?했는데... 요즘은 또 나무추울까봐 나무 짚씌워주는 공사 많이들 하시더라고여~

김*나 2022-11-18 12:49:23
혈세가 낭비되었네요ㅜㅜ

김*준 2022-11-17 10:30:04
예산 받기위해
대대로의 수법
도로 보도브록 파고
ㄱㅅㄲㄴ들

하단영역

매체정보

  • 강원도 춘천시 동면 춘천순환로 600
  • 대표전화 : 033-256-3300
  • 법인명 : 주식회사 엠에스투데이
  • 제호 : MS투데이
  • 등록번호 : 강원 아00262
  • 등록일 : 2019-11-12
  • 발행일 : 2019-10-17
  • 발행인 : 이진혁
  • 편집인 : 노재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준용
  • Copyright © 2022 MS투데이 .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준용 033-256-3300·mstoday10@naver.com
  • 인터넷신문위원회 인터넷신문위원회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