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이 어려운 건 알겠지만 줄일 게 따로 있지, 대학 도서관을 주말에 닫는다는 게 말이 됩니까?”

강원대 중앙도서관(중도)이 지난달부터 주말과 평일 오후 10시 이후 운영을 중단하면서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강원대는 지난달 13일부터 중도 운영시간을 평일 오전 7시~오후 10시로 단축하고, 주말·공휴일은 휴관하고 있다. 그전에는 평일·주말 상관없이 오전 5시~밤 12시까지 도서관 이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 6월 미래도서관이 생긴 후 대학 측이 관리 인력 부족을 이유로 중도 운영시간을 단축했다. 미래도서관은 강원대 동문 인근에 올해 6월 14일 신설했으며 열람석은 204석 규모이다. 

대학생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중앙도서관이 열람실 규모(704곳)가 훨씬 크고 후문쪽에서 가까워 이용하기가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강원대 후문을 기준으로 중도까지는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지만, 미래도서관까지는 15분 남짓 걸린다. 미래도서관은 열람실 좌석 수가 적어 주말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강원대 재학생 민모(24)씨는 “주말에는 대학 도서관을 이용하지 못해서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한 적이 많은데, 비싼 등록금 내고 뭐하는 짓인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에는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강원대학교 중도 운영시간에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도서관은 대학의 심장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글의 ‘좋아요’는 순식간에 200개를 넘었고 댓글도 50개 넘게 달렸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중도를 원합니다’, ‘이제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많은 교수님들이 나온 서울대는 24시간인데 왜⋯’라는 댓글 등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대학 측은 학생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관리 인력 부족으로 중도 운영시간을 연장하긴 힘들다는 입장이다. 강원대 관계자는 “중도 운영시간이 짧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미래도서관을 이용하면 된다”며 “미래도서관은 열람실은 연중무휴로 오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운영한다”고 말했다. 미래도서관 좌석 부족에 대해서는 “평소에는 좌석이 부족하지 않고, 시험 기간엔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까지 오다 보니 좌석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대를 제외한 도내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중앙도서관을 주말에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미래캠퍼스 중도는 평일 오전 9시~저녁 10시, 토요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강릉원주대학교 중도 열람실은 연중무휴로 오전 5시~새벽 1시까지 운영한다. 한림대 춘천캠퍼스는 중앙도서관 격인 일송기념도서관을 평일 오전 9시~저녁 10시, 주말엔 오후 1~7시까지 운영한다.

서충식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