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펼친 화가의 유토피아⋯임근우 작가 춘천에 작업실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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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에 펼친 화가의 유토피아⋯임근우 작가 춘천에 작업실 마련

    임근우 서양화가 춘천 정족리에 작업실 마련
    45년 만에 고향 춘천에 터 잡아, 직접 설계도
    유진규 마이미스트, 백형민 무용가 등 축하 공연
    “평생의 꿈 같은 작업실, 좋은 작품 위해 총력”

    • 입력 2022.10.18 00:01
    • 수정 2022.10.19 08:19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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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정족리에 작업실을 마련한 임근우 서양화가가 작업실 현판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춘천 정족리에 작업실을 마련한 임근우 서양화가가 작업실 현판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들의 염원을 그림에 담아온 임근우 서양화가가 최근 춘천 정족리에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완성했다. 작업실과 스튜디오는 물론 주거 공간과 문화 공간까지 갖춘 곳.

    그는 이 같은 작업실을 갖는 것이 평생 꿈이었다고 했다.

    임근우 작가의 작업실 ‘임근우 아트 스튜디오 춘천’ 완공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14일 열렸다. 지난해 가을 터 밟기를 시작해 꼭 1년 만의 완공이다. 작업실에는 ‘고기도정’이라는 현판이 달렸다. 그가 추구하는 유토피아인 ‘고고학적 기상도’에 정족리를 더한 당호다.

    임 작가는 강원대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춘천 중도 선사 유적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춘천에서 작업한다는 인식도 있지만 대부분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대학에 입학하며 서울로 향한 그는 양재동에서 7년, 서초동에서 20년, 고대 인근에서 4년 등 서울에서 작업실을 가져왔다. 그래서인지 심상만 사진작가를 비롯한 춘천지역 예술인들은 끊임없이 그에게 춘천 이주를 권했다. 그 속에는 지역을 대표할 작가를 다른 지역에 뺏기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런 바람들이 그에게 닿았을까.

    임 작가는 4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 ‘작가는 고향의 양분을 먹고 산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온 그가 드디어 고향 춘천으로 회귀한 것. 그래서인지 이날 정족리에는 그의 정착을 축하하는 예술인과 전·현직 기관장 등 지역 인사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임근우 작가와 유진규 마이미스트가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임근우 작가와 유진규 마이미스트가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이날 행사는 유진규 마이미스트의 제의(祭儀) 퍼포먼스로 막을 올렸다. 이어 임근우 작가의 드로잉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임 작가는 춘천 중도와 정족리, 연천군 전곡리에서 가져온 흙과 물을 합토, 합수해 유 마이미스트 몸에 바르고 그와 하나가 됐다. 임 작가는 캔버스에 자신의 형상과 중도에 살았던 춘천 최초의 원주민 상징을 탁본하고 유 마이미스트 몸을 거친 합토, 합수를 발랐다. 정족리 위치를 표시한 캔버스로 1916년 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한반도 근대지도 가운데 춘천시를 중심으로 한 지도다.

    이어 축하 공연에는 백승민 무용가의 승무와 전형근 작가의 퍼포먼스, 녹우 김성호의 공연 등 장르별 대표 예술인들이 동참했다. 객석에서는 "웬만한 규모의 축제를 방불케 한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임근우 작가는 아트 스튜디오 공기가 잘 순환되고 작업이 쉽도록 복층형 구조로 설계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임근우 작가는 아트 스튜디오 공기가 잘 순환되고 작업이 쉽도록 복층형 구조로 설계했다. (사진=한승미 기자)

    아트 스튜디오는 작업실과 수장고, 게스트룸 그리고 그의 작품과 아트 상품 등을 볼 수 있는 전시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독특한 부분은 2층 공간 가운데를 다리로 가로지르는 복층 구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임 작가가 직접 설계한 것으로 습도에 민감한 회화 특성상 공기 순환이 원활하도록 구상한 것이다. 작업실 가운데 다리를 위치한 것도 작품을 멀리서 보며 작업하는 임 작가의 작업 스타일에 맞췄다.

    임 작가는 “과거 일본의 한 작가 작업실을 보면서 평생 이런 작업실을 갖는 것이 꿈이었는데 꿈이 이루어졌다”며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공간에서 작품을 만들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달 광화문에서 개인전을 앞둔 만큼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임 작가 회화 작품과 자개 작품, 굿즈 등에 대한 경매가 진행됐다. 임 작가는 경매 수익금 전액을 지역 후배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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