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이용 가능한 만화카페⋯19금 책 관리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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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이용 가능한 만화카페⋯19금 책 관리 안 돼

    만화카페 구석의 19금 책 누구나 접근 가능
    청소년들, 폭력성과 선정성 노출 위험 커
    “손님들 책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

    • 입력 2022.10.12 00:01
    • 수정 2022.10.13 05:14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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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카페의 ‘청소년 관람 불가 책’은 카운터와 먼 구석에 위치해 있어 청소년들이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만화카페의 ‘청소년 관람 불가 책’은 카운터와 먼 구석에 위치해 있어 청소년들이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11일 죽림동의 한 만화카페. 코믹, 순정, 무협 등 다양한 종류의 만화책들이 진열된 가운데 구석에 ‘청소년 관람 불가 책’이 눈에 띄었다. 책장이 카운터와 정반대 방향에 위치해 있어 직원의 시야에선 누가 이 책을 가져가는지 보이지 않았다. 청소년들이 청소년 관람 불가 책들이 꽂힌 책들을 힐끔거리며 지나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춘천시내 만화카페에 청소년 관람 불가 도서들이 제한 없이 비치 돼 있어 청소년들이 폭력·선정성 도서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화카페에는 연령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하며 신분증 확인도 이뤄지지 않는다. 점주들이 성인용 도서에 청소년 관람불가 표시를 하고 청소년들이 열람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하지만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었다. 

    만화카페는 이용료가 저렴하고 음식을 먹으면서 책을 볼 수 있어 청소년들의 핫플로 통한다. 이용료는 1시간에 3000~3500원 정도다. 청소년을 비롯해 모든 연령층이 출입 가능하다. 이용시간을 정해 결제하면 가게 안의 만화책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 책을 볼 때는 독립된 공간을 이용하므로 청소년들이 연령 제한 책을 봤는지 여부도 알기 어렵다.

    석사동의 다른 만화카페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른 매장과 마찬가지로 청소년 관람 불가 책은 직원이 볼 수 없는 구석에 있었다. 직원은 단 1명이었고 그마저도 결제, 음료·음식 제조, 청소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직원이 19금 책까지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보였다.  

    기자는 1시간 이용권을 결제를 한 후 19금 책 연령 제한이 잘 지켜지는지 관찰해보았다. 십분 남짓 지났을까 15살 정도로 보이는 앳된 학생이 청소년 관람 불가 책을 가지고 자리로 갔다. 이를 제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개인 공간에 커튼까지 칠 수 있어 한 번 책을 가지고 들어가면 어떤 책을 보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한 만화카페 내부의 모습. 개인 공간에 커튼까지 칠 수 있어 무슨 책을 보는지 바깥에서 알 수 없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한 만화카페 내부의 모습. 개인 공간에 커튼까지 칠 수 있어 무슨 책을 보는지 바깥에서 알 수 없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석사동에 사는 김모(24)씨는 “만화카페를 자주 이용하는데 학생들이 성인용 도서를 가져가는 것을 여러 번 봤다”며 “입장만 하면 자신이 보고 싶은 책을 다 볼 수 있는 시스템이어서 청소년들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책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만화카페 직원 박모(31)씨는 “손님들이 불편해할 수 있기 때문에 19금 책을 보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다”며 “음식 주문과 제조, 청소 업무까지 하다보면 관리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서충식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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