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수업 확대했지만···공지·방식도 제각각, "수업 따라잡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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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면 수업 확대했지만···공지·방식도 제각각, "수업 따라잡기 힘들어요"

    강원대 학생 44% 코로나 학사 운영 불만족
    수업 자주 바뀌고, 공지 방식도 제각각
    격리자 학습권 보장 장치 부족
    "대면·비대면 수업 준비도 미흡해"

    • 입력 2022.04.01 00:02
    • 수정 2022.04.03 09:01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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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 결손 확대로 인한 대면 교육이 확대됐지만, 춘천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를 대비한 수업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학습 결손 확대로 인한 대면 교육이 확대됐지만, 춘천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를 대비한 수업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교육부가 코로나19 3년 차를 맞아 학습 결손 해소를 위한 대면 수업 시행을 확대했지만, 지역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과 방식이 제각각이라 혼란스럽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에 확진된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교육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대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춘천캠퍼스에서 진행되는 2688개 수업 중 대면 수업은 1939개로 총 수업의 72.1%다. 강의실 여건으로 대면 수업이 어려운 경우 등을 고려한 비대면 수업은 447개로 16.6%다.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함께 진행되는 혼합형 수업은 11.2%(302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업 전환은 강원대 업무연속성계획(BCP) 대응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18~25일 대응 1단계(최근 1주일간 재학생의 5% 이상이 확진될 경우)가 발동되면서 30명을 초과하는 이론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이와 별도로 강원대에서 수업 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단과대학장에게 있다. 강원대에 따르면 대면 수업의 비대면 전환 조건은 수강생의 10% 이상이 확진됐을 경우로 학과(교수)가 비대면 전환을 요청하면 단과대학장의 판단에 따라 진행된다.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경우 교수마다 수업 방식을 공지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학생들의 혼란을 더하고 있다. 최근 수업 방식이 바뀌는 강의가 늘어나자 학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불만은 강원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은 대면·비대면 시스템에 대한 대학 측의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비대면 수업 여부 공지 방법도 제각각인 등 예고된 혼란이었다는 것이다. 

    최재경(강원대 2학년)씨는 대면과 비대면 수업의 장점을 둘 다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씨는 ”비대면 수업을 준비해온 것이 3년째가 됐는데도 준비가 잘 안 되는 느낌을 받고 컴퓨터 다루는 것이 서투른 교수님들도 계신다‘며 “영상에 버퍼링이 걸리거나 교수님 대신 학생 화면을 고정하는 등의 오류로 집중이 어려워서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습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비대면 수업 전환 여부나 출석 인정 방법 등의 공지가 별도 지침이 없이 제각각으로 이루어지는 점도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한 가지의 방식이 아니라 수업에 따라 이루리(강원대 스마트캠퍼스), 문자, 학과 사무실 등 다른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다. 또 비대면 강의의 출석 인정 시간도 일주일, 8시간 등으로 교수에 따라 다르다. 

    최재경씨는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이 반복되다 보니 헷갈리고 오늘만 해도 대면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됐는데, 아직 수업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이전에도 출석 인정을 8시간으로 한다는 이루리 알림을 확인하지 못해서 결석으로 처리된 적도 있는 만큼 각기 다른 방식이 아닌 통일된 방식으로 공지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이나 자가격리로 부득이하게 수업에 불참하는 경우 확진자 출석을 인정해주는 등의 규정이 있지만, 학습 결손에 대한 대책은 마땅치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원대 총학생회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1학기 학사운영 만족도를 조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진, 자가격리 시 학사운영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 응답자 1222명 가운데 44%(매우 불만족 18.2%·불만족 25.8%)가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설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시 수업 결손에 대한 실질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점과 통일되지 않은 공결처리에 따른 수업 형평성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대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공결자에 대한 비대면 수업자료를 내라고 각 학과에 공지했다. 비대면 수업자료로는 동영상, 실시간 화상 수업, PPT 자료 등을 예로 들었다. 이는 의무가 아니라서 사실상 교수 재량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은 보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도 독학해 수업 진도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지은(강원대 2학년)씨의 경우에도 별도 격리로 인한 수업보충을 받지 못했다.

    이씨는 “학기 초라서 적성에 맞지 않는 수업일 경우 수강신청을 정정할 수 있는데 직접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다”며 “실기 수업의 경우 주변 확진 친구들이 더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서 차라리 초반에 확진된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공결처리를 통일해 수업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는 코로나19가 의심되거나 확진자와 밀접접촉해 검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경우다.

    특히 교수 재량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별다른 확인 없이 인정해주는 수업을 악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성실하게 수업을 듣는 학생과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강원대 총학생회는 이런 설문 결과와 확진 자가격리 시 수업 이해도 제고를 위한 비대면 수업자료 제공 의무화에 대한 의견을 대학 측에 전달했다.

    김용신 강원대 총학생회장은 “교육부 지침으로 대면 수업이 확대됐지만, 확진자 급증에 따른 대응이 부실했다”며 “실질적인 조치가 이루어져 학생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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