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시간 대기는 기본”···코로나19 검사받기도 힘들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르포] “2시간 대기는 기본”···코로나19 검사받기도 힘들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진단 검사 수요 늘어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 인정, 동네병원도 북적
    "검사 기다리다가 골병들겠다"···지치는 시민들

    • 입력 2022.03.16 00:01
    • 수정 2022.03.19 04:58
    • 기자명 배상철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4일 오후 춘천 한림대 성심병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지난 14일 오후 춘천 한림대 성심병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검사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선별진료소도, 병원도 온종일 북새통이었다.’

    지난 14일 오후 2시, 춘천 한림대 성심병원 선별진료소는 유전자 증폭(PCR)과 신속항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날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MS투데이 기자도 PCR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에 합류했다.

    곧 의료진이 다가와 무슨 이유로 검사를 받으려고 하는 건지 물었다. 기자가 밀접접촉자라고 설명하자 은행에서 나눠주는 것과 비슷한 번호표를 손에 쥐여줬다. 

    뒤이어 한 사람이 긴 행렬 안으로 들어왔다.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라서 진단검사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번호표를 주려던 의료진은 그를 입원환자 등을 대상으로 검사하는 또 다른 줄로 데려가 세웠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은 좀처럼 앞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날씨에 대부분 시민은 추위를 느끼는 듯 벌벌 떨었다. 어디선가 “검사받으려고 기다리다가 골병들겠다”라는 푸념도 들려왔다.

    기다림이 지루한지 사람들은 대부분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자신의 차례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때만 잠시 고개를 들고는 다시 휴대전화 화면을 응시했다.

    줄을 선 지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문진표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름과 나이,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적었다. 

    증상 여부를 표시해야 하는데, ‘증상이 있으면 급여 1만600원, 증상이 없으면 비급여 9만500원’이라는 안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증상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서글픈 안도감이 들었다. 

    앞서 진단을 받으러 왔던 경험을 소유한 기자는 재진찰에 해당해 8400원을 결제했다. 

    어떤 이는 “보건소는 공짜인데, 여기는 왜 돈을 받는 것이냐”고 의료진에게 화풀이했다. 의료진은 흔히 있는 일인 듯 “보건소는 국가 운영하는 곳이라서 이곳과 다르다”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2시간을 기다린 끝에 PCR 검사를 받았다. 밀접접촉자라고 했더니 의료진은 면봉으로 양쪽 코를 깊게 찔러 검체를 채취했다. 검사 결과는 이르면 저녁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결과는 음성이었다. 

    또 이날은 동네병원도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의사에게 받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으로 인정해주는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9시쯤 온의동의 한 병원을 찾은 이모씨는 3시간을 기다려서야 겨우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병원의 전화벨이 계속해서 울렸지만, 간호사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현장 접수한 사람들을 진료하기에도 바쁜 상황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병원으로 찾아와 왜 전화를 받지 않냐고 간호사에게 항의하는 등 크고 작은 소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PCR 검사를 받으러 온 박모씨는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계속해서 확진자가 늘어날 텐데,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춘천은 최근 3일 연속 2000명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