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안들렸다”···춘천 아파트 화재, 60대 남성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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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경보기 안들렸다”···춘천 아파트 화재, 60대 남성 숨져

    13일 오후 9시쯤 아파트 14층에서 불
    주민 50여명 대피···20여 분만에 완진

    • 입력 2022.03.14 10:50
    • 수정 2022.03.16 04:23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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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9시 22분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가 화재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13일 오후 9시 22분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 관계자가 화재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이웃 주민이 다급하게 초인종을 누르길래 나가봤더니 아파트에 불이 났다고 했습니다. 남편과 아이의 손을 잡고,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아파트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화재경보기가 울렸다고 하는데 소리가 작았는지 듣지 못했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9시 22분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 윤모(27‧여)씨는 “불이 났다고 알려준 이웃이 아니었으면 빠르게 대피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마음을 쓸어내렸다. 

    주민 김모씨도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키우는 강아지가 자꾸 짖길래 현관문을 열어보니 복도에서 뭔가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며 “깜짝 놀라서 1층으로 내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13일 오후 9시 22분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14층 창문이 화재로 그을려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13일 오후 9시 22분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14층 창문이 화재로 그을려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이에 대해 화재현장에서 만난 해당 아파트 관계자는 “화재경보기는 작동했다”며 “일부 세대에서 소리가 작았는지 잘 안 들렸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아파트 밖으로 대피한 주민 50여 명은 걱정하는 마음으로 화재현장을 지켜봤다. 그사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도착했고, 불은 시작된 지 20여 분만인 오후 9시 46분 진압됐다. 

    오후 10시쯤부터는 경찰이 불이 난 아파트 출입구에 대한 통제를 풀었다. 당시 복도에는 메케한 냄새가 남아 코를 찌르고 있었다. 주민들은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13일 오후 9시 22분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영상은 아파트 내부 화재현장 . (영상=배상철 기자, 편집=박지영 기자)
    13일 오후 9시 22분쯤 춘천시 근화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영상은 아파트 내부 화재현장 . (영상=배상철 기자, 편집=박지영 기자)

    아파트 입주민들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면 화재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처음 불이 났을 때 천장에서 물을 뿌려줬다면 불길이 금방 잡혔을 텐데”라며 “불이 나는 걸 직접 보니 스프링클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부터 6층 이상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됐는데, 불이 난 아파트는 2007년 완공돼 의무화 대상이 아니었다. 

    이날 불로 집에 있던 60대 남성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아파트 내부가 타 소방서 추산 58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배상철‧박지영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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