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일의 2코노미] 1(上). '잘 나가는' 전기차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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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일의 2코노미] 1(上). '잘 나가는' 전기차가 온다

    춘천 전기차 급증, 휘발유 경유차 감소
    강원 산업 신성장 동력으로 급부상 중
    경제성, 친환경 메리트 소비자 관심↑

    • 입력 2021.12.19 00:02
    • 수정 2022.01.04 13:09
    • 기자명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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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는 주관적이다. 다양한 사회 현상에서 주제를 잡기 위해 돋보기를 들이대는 순간 이미 기자의 시선이 필연적으로 개입한다. 현상의 ‘빛과 그림자’를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 ‘2코노미’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원일 기자가 다양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면이 아닌 양면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어떤 면이 맞고 틀린 지 정답은 없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편집자>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 광풍이 불고 있다.

    이는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부품 기술의 급격한 성장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대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급변하면서 춘천지역 도로 위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MS투데이가 춘천지역 연료별 차량 등록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월 말 기준 춘천시에 등록된 전기차(수소 전기차 포함) 대수는 2715대(2019년 11월 553대)로 2년 만에 무려 5배 가까이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지역 연료별 차량등록 대수 변화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연료별 차량등록 대수 변화 추이. (그래픽=박지영 기자)

    반면 도로 위 내연기관 자동차의 증가세는 꺾이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춘천지역에 등록된 경유 차량은 5만4160대로 2년 전(5만4320대)과 비교해 0.3% 감소했다. 또 같은 기간 가장 보편화한 휘발유 차량의 증가세는 8.2%에 그쳤다. 

    지난 1800년대 중반부터 한 세기 넘게 자동차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내연기관’의 종말이 불과 수년 만에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기차라는 새바람은 ‘득’일까 ‘독’일까. 전기차의 긍정적인 측면을 정리해봤다.

    ▶‘전기차=친환경’

    '친환경'은 항상 전기차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그만큼 친환경은 전기차의 상징이며, 가장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불리던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을 배출하지 않는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기차 1대 보급으로 감축되는 이산화탄소량은 무려 연간 2t에 이른다.

    친환경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 사이에서도 전기차 관심이 높다.

    현재 차량구매를 고민 중인 직장인 박모(32·춘천 효자동)씨는 “전기차 기술도 과거보다 많이 발달했고,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연기관보다는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 기업들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볼보, 포드, 제너럴모터스, 재규어 랜드로버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달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현대기아차도 204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곳곳에 전기차를 도입, 도시 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서울시는 오는 2025년까지 시내 배달용 이륜차(오토바이)와 경유 택배 화물차를 100%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춘천시도 오는 2027년까지 시내버스를 전기 저상 버스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트렌드’ 강원 경제의 새로운 기회

    전기차라는 새바람이 불면서 자동차 부품산업 비중이 높은 강원 경제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의 기회를 맞았다.

    자동차 부품산업은 도내 3대 제조업 중 하나로, 강원 경제의 효자 산업이다. 

    올해 1월~10월 자동차부품의 누적 수출액만 2억1441만 달러를 기록, 도내 수출 품목 2위를 차지할 정도다. 최근 전기차의 급부상으로 자동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발생, 이를 기회 삼아 도와 관계기관들은 부품기업들과 손잡고 강원 경제의 신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강원지역본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 부품을 만들던 도내 기업들이 최근 전기차, 수소차 부품을 수주받는 등 새로운 변화를 기회로 삼고 있다”며 “도 차원에서도 부품부터 완성차 제작까지 도내 전기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원지역에서는 성능시험, 실증, 인증지원, 시작차 제작, 부품 수급까지 원스톱 지원이 가능한 이모빌리티 클러스터 조성 추진은 물론 이모빌리티 지식산업센터, 기업지원센터 및 산업단지 구축 등 발빠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강원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강원연구원 자료 갈무리) 
    전기차 산업이 강원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강원연구원 자료 갈무리) 

    전기차라는 새로운 먹거리가 도내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지는 것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정부의 제2호 상생형 지역 일자리 사업에 선정된 횡성군의 전기차 클러스터 모델이 고용 선순환의 대표적 사례다. 이 모델은 전기차 개발·양산을 위해 완성차 대기업과 중소 부품기업들이 협력, 이익과 위험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골자로 한다.

    강원도는 해당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2680여명의 고용 창출과 3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전망했다.

    ▶유지비·보조금 각종 혜택 커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전기차의 장점은 무엇일까.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의 ‘경제성’을 꼽는다.

    주유비 부담과 비교해 충전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만큼, 차량 유지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은 차량 구매자들에게 큰 메리트다.

    최근 소형 전기 트럭을 구매한 박모(57·춘천 후평동)씨는 “확실히 이전에 쓰던 디젤 차량과 비교해 유지비 부담이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춘천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 (사진=MS투데이 DB)
    춘천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 (사진=MS투데이 DB)

    본지는 환경부의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을 이용, 휘발유 차량과 전기차의 월간 유지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월 1000㎞ 주행을 기준으로 했을 때, 르노삼성 SM3 휘발유 모델은 월 10만1133원(ℓ당 1517원 기준)의 주유비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일 차량 전기 모델의 충전 비용은 휘발유 모델의 반값 수준인 월 5만591원(급속충전 이용 비율 80% 기준)에 그쳤다.

    전기차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1000만원을 훌쩍 넘는 보조금도 전기차의 장점으로 꼽힌다.

    올해 춘천시는 전기 승용차 기준 국비와 지방비, 춘천시 추가 보조금까지 최대 14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단, 보조금 액수는 전기차 보급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춘천시 기후에너지과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도 전기차 보조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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