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출 금리에 문자 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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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대출 금리에 문자 사기 ‘기승’

    금융기관 사칭한 '메신저 피싱' 확산
    저금리, 지원금 등 미끼로 회신 유도
    재정 취약 가구·고령자 피해 주의보

    • 입력 2021.12.06 00:01
    • 수정 2021.12.07 00:05
    • 기자명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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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박정현(28·후평동)씨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문자에는 대출이 어려운 계층을 위해 최대 2억을 1%대 금리로 빌려준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최근 금리 상승과 각종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진 소상공인‧서민들의 상황을 악용해 은행 등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문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기범들은 저금리 대출상품이나 정부 지원금 등의 미끼를 기반으로 한 문자를 보내 악성 URL 주소를 클릭하게 하거나 회신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후 정확한 상담을 위해 필요하다며 소득이나 재산,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악성 URL 주소를 통해 원격 조종 앱 설치를 유도해 자금을 편취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MS투데이 취재진이 직접 수신한 메신저피싱 내용. (사진=배지인 기자)
    MS투데이 취재진이 직접 수신한 메신저 피싱 내용. (사진=배지인 기자)

    지난 3일 MS투데이 취재진은 시중은행을 사칭한 문자 3건에 대해 각각 회신을 시도해봤지만, 모두 “없는 번호”라며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춘천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민분들이 종종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찾아온다”며 “이러한 안내는 사기일 확률이 99.9%”라고 경고했다.

    특히 고령자들의 경우 사기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문자 등을 활용한 ‘메신저 피싱’ 피해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466억원에 달했다. 이 중 93.9%가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저금리 대출을 안내하는 문자를 받은 시민 김재현(32)씨는 “메신저 피싱이 의심돼 연락하진 않았지만, 고령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대출, 정부지원금을 미끼로 한 '메신져 피싱'이 확산하고 있다.(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저금리 대출, 정부지원금을 미끼로 한 '메신져 피싱'이 확산하고 있다.(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또 정부의 대출 조이기와 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대출 부담이 커지며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가구를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본지가 한국은행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3.46%로 전월보다 0.28%p 오르며,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앞으로 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같이 피해자가 메시지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고, 메신저 피싱 피해사례도 늘어나면서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메시지 서비스 신뢰성 확보’를 위해 금융·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사칭이 어려운 차세대 표준 문자 규격인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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