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된 ‘은행 열매’ 매년 폐기...활용방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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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덕꾸러기 된 ‘은행 열매’ 매년 폐기...활용방안 없나

    대부분 지자체에서 매년 전량 폐기
    농업 등에 활용 연구 필요성 제언도

    • 입력 2021.11.07 00:01
    • 수정 2021.11.07 15:43
    • 기자명 김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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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춘천 후평동의 한 거리에서 시민이 떨어진 은행 열매를 줍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5일 춘천 후평동의 한 거리에서 시민이 떨어진 은행 열매를 줍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춘천 은행나무 열매의 상당수가 매년 가을마다 채취되자마자 그대로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춘천시는 올해 수거한 은행 열매를 신청한 주민들에게 일부 나눠줬지만, 나머지는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모두 폐기했다.

    춘천시는 지난 9월 28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10일에 걸쳐 도심 내 은행 암나무 1200여그루의 열매 수거 작업을 마쳤다. 또 시는 주민 중 신청자에 한해 떨어진 열매를 주워갈 수 있도록 하거나, 수거한 열매를 나눠주고 있다.

    문제는 그 외에 남은 열매를 매립하는 것 말고는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춘천시청 관계자는 “주민 중에 신청을 받아서 가져가도록 하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로 활용할 방법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타 지자체 중에는 아예 열매를 전량 폐기하는 곳도 많다.

    광주광역시는 올해 수거한 은행 열매를 재사용 없이 그대로 폐기하기로 했다. 매연을 먹은 도심 속 열매를 시민들에게 식용으로 제공하기 난감하고, 퇴비나 농약으로 사용하려고 해도 주변에 농지가 없다는 게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환경 농업 농가 입장에서도 은행 열매의 선호도는 높지 않다.

    춘천 사북면에서 친환경 딸기를 재배 중인 김경희(52) 씨는 “식물은 흡수능력이 뛰어나서 매연이나 벌레 퇴치용 약을 먹은 가로수에서 수거한 열매를 유기농업에 사용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만약에 그런 문제가 잘 해결돼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임목 자원으로서 은행나무 재배를 권장했던 시기도 있지만, 벼농사처럼 대중화한 것은 아니므로 은행에 관한 연구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행 열매를 퇴비나 농약 등으로 가공해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범진 기자 jin@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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