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의 연예쉼터] 김선호 사생활 기사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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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의 연예쉼터] 김선호 사생활 기사는 이제 그만

    • 입력 2021.11.03 00:00
    • 수정 2021.11.04 07:24
    • 기자명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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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서병기 헤럴드경제 대중문화 선임기자

    지난 10월 17일부터 배우 김선호에 대한 기사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K배우의 전 여친이라고 주장하는 A씨가 이날 네이프 판에 “K배우가 낙태를 종용하고, 낙태를 하고 나니 이별통보를 했다”는 글을 올리면서다.

    이날부터 연예매체들은 K배우의 사생활 논란이라는 제목들을 달고 중계 방송하듯 앞다퉈 보도하기 시작했다. K배우가 김선호라는 이름으로 바뀌는 데에도 불과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이 폭로글은 김선호와 신민아가 주연을 맡아 크게 히트했던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종영 시점과도 맞물려, 관련 기사의 파장은 매우 컸다.

    김선호가 출연하고 있던 CF와 예능 ‘1박2일’ 등은 바로 김선호 지우기에 나섰다. 김선호가 촬영하기로 한 영화도 큰 변수가 생겼다.

    그러다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10월 26일 김선호의 사생활 논란과 관련, ‘왜곡된 12가지 진실’이 있다며 A씨가 이혼녀라는 사실을 속이고 김선호와 교제했다는 등의 사실을 지인 제보와 주장을 통해 보도해 A씨의 주장을 뒤집었다.

    이 기사는 사실 유무를 떠나 임팩트가 매우 컸다. 이에 앞서 10월 17일 김선호가 “저는 그분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 그 과정에서 저의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분에게 상처를 줬다”며 사과를 했기 때문에 김선호마저 A씨의 주장을 인정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K배우 김선호가 죽을 죄를 진 건가요?”(10월 21일)라는 기사가 올라왔고, 뒤이어 김선호의 지인을 자처하는 사람과 A씨의 친구라는 사람들이 김선호와 A씨가 주고받은 카톡 메신저 대화 내용들을 언론사에 제보하며 김선호의 억울한 부분을 알리고 있다. 그러면서 김선호의 중단된 광고가 되살아나고, 영화에도 복귀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런 일련의 사태와 보도 행위들은 과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김선호의 사생활을 심판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김선호가 죽을 죄를 지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정확한 증거자료도 가지고 있지 않거니와, 이런 것들이 사실이라 해도 보도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당사자들이 풀어야 될 사적 갈등이고, 그것으로 해결이 안되면 법정으로 갈 사안이다. 연예인이라 해도 사생활 보도는 신중해야 한다. 한쪽에서 낙태를 종용한 것이, 상대방 입장에서는 낙태를 부탁, 통사정한 것일 수도 있다. K배우에 대한 인성문제도 주변인의 말을 인용해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이 또한 언론의 무책임하고 위험한 보도다.

     

    다만 이와 관련되어 언론이나 대중이 할 수 있는 것은 김선호가 나온 작품이나 CF가 불편하다, 괜찮다 정도의 의견 개진이다. 연예인도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하지만, 사생활 스캔들은 이미지와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예인들은 ‘인성 리스크’가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김선호는 방송에서 쌓은 이미지가 선하고 착한 느낌이어서 사생활 스캔들이 노출된 이후 배신감이 더 크다고 말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도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화와 디지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만들어놓은 초연결사회에서 K드라마가 전세계 드라마임을 감안한다면, 배우 한 사람의 개인적인 스캔들만으로도 투자사, 유통사, 참여한 배우들과 스태프까지 피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무엇보다도 연예인의 확인되지도 않는 사생활 보도에 대한 자제가 더욱 요망된다고 하겠다. 그게 ‘K배우 사생활 논란’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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