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뗀 굉음’ 오토바이…공지천 의암공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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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판 뗀 굉음’ 오토바이…공지천 의암공원 몸살

    동력 이륜차 진입 금지인데 오토바이 출몰
    번호판 없어 단속‧추적에 한계…시민 ‘불안’

    • 입력 2021.10.28 00:01
    • 수정 2021.10.29 05:43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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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륜차 출입이 금지된 공지천 의암공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시민들. (영상=이정욱 기자) 
    이륜차 출입이 금지된 공지천 의암공원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시민들. (영상=이정욱 기자) 

    춘천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공지천 의암공원이 오토바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의암공원은 이륜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청소년이 오토바이를 타고 굉음을 내며 위험한 묘기까지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번호판마저 없어 단속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MS투데이 취재 결과, 27일 오전 공지천 의암공원 내 운동장에서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10‧20대로 추정되는 이들은 헬멧을 쓰지 않은 채 거친 굉음의 엔진 소리를 내며 오토바이를 몰았다. 

    특히 위험천만한 곡예 운전을 할 때마다 인근에서 산책하던 시민들은 멈춰선 뒤 놀란 눈으로 이 모습을 바라봤다. 오토바이는 이어폰을 끼고 빠른 걸음으로 운동장에서 운동 중인 시민과 부딪칠뻔하는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의암공원이 이륜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는 점이다. 의암공원 입구에 설치된 공원 내 금지행위 안내 푯말에는 ‘이륜 이상의 바퀴가 있는 동력장치를 이용해 차도 이외 장소에 출입하는 행위’가 포함돼 있다. 

     

    공지천 의암공원에 설치된 '공원 내 금지행위 안내' 푯말. (사진=박지영 기자)
    공지천 의암공원에 설치된 '공원 내 금지행위 안내' 푯말. (사진=박지영 기자)

    삼천동에 사는 이 모(64)씨는 “시민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원인데 오토바이가 점령한 지 오래됐다”며 “좁은 공간에서 오토바이 여러 대가 속도를 내면 위험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시민 박 모(41)씨는 “시끄럽게 경적을 울려대는가 하면 불법으로 개조했는지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유난히 큰 경우가 많다”며 “흡연하고 욕설을 내뱉는 모습도 종종 보여 아이들과 함께 이쪽으로 산책 나오기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춘천시청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한 민원이 지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해당 글에서 민원인은 “주변 지구대에 여러 번 도움을 요청하고 있지만, 청소년이라서 그런지 직접적인 처벌 없이 말로 경고만 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조처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이는 의암공원을 질주하는 오토바이들이 번호판을 달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오토바이는 뒤쪽에만 번호판을 부착해 자동차를 단속하는 카메라로 추적하기도 어렵다.

     

    공지천 의암공원에서는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공지천 의암공원에서는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를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요청을 지속하는 만큼 공원 내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계도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해 강원지역 이륜차 사고는 380건으로 2019년(359건)보다 21건 늘었다. 이 기간 사망자는 3명, 부상자는 35명 각각 증가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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