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뛰자 도내 주택연금 해지 건수도 ‘껑충’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집값 뛰자 도내 주택연금 해지 건수도 ‘껑충’

    9월 강원지역 주택연금 해지…2019년 대비 3.5배 급증
    약정 당시 주택가격 기준 연금 지급액 산정, 현실과 공백
    최근 급등한 도내 주택 가격변동률 반영 못한다는 지적도

    • 입력 2021.10.26 00:01
    • 수정 2021.10.27 01:46
    • 기자명 정원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내 주택연금 해지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부터 집값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MS투데이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주택연금 해지 건수’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 9월 도내 주택연금의 해지 건수는 44건으로 2019년(13건) 대비 3.5배 폭증했다.

     

    춘천 온의동에 위치한 한국주택금융공사 강원서부지사(사진=정원일 기자)
    춘천 온의동에 위치한 한국주택금융공사 강원서부지사(사진=정원일 기자)

    도내 주택연금 해지 폭증세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연도별 강원지역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2017년 30건 △2018년 22건 △2019년 13건으로 코로나 이전의 경우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0년 34건으로 주택연금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급증한 데 이어, 지난 9월 44건으로 지난 5년 중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주택연금 해지에는 부담이 따른다.

    주택가격의 1.5% 수준인 초기보증료와 그동안 받아온 연금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 또 동일주택으로는 3년 동안 재가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노후 소득 공백이 생길 여지도 있다.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도민들의 주택연금 해지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간 강원지역의 집값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약정 당시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연금의 월 지급액을 산정하는 주택연금 특성상, 급등한 자산가치가 연금 지급액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본지가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도내 주택 매매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월 강원지역 종합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 및 단독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1억6171만원으로 2019년 9월(1억5051만원)과 비교해 1120만원(7.4%) 올랐다.

     

    강원지역 종합주택 평균 매매가격(그래픽=한국부동산원 자료 갈무리)
    강원지역 종합주택 평균 매매가격(그래픽=한국부동산원 자료 갈무리)

    김병욱 의원은 “노후 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거주하고 있는 집 한 채가 총자산인 국민의 경우 주택연금은 노후 보장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재 주택연금은 처음 약정 당시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연금액이 결정되면 중도에 주택가격 변동률이나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자산 가격이 급등한 지난해와 올해 해지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택금융공사는 집값이 치솟는 현 상황에서도 주택연금의 가입을 유지하는 것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장 연금액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추후 주택가격 상승분을 돌려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월 지급액이 상승할수록 이자, 보증료 등 금융비용도 비싸지기 때문에 연금을 많이 받는 것이 반드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주택금융공사 연금기획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택연금 수령자가 사망 시, 그동안의 주택가격 상승분은 상속인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정 당시와 비교해 사망 시점의 주택가격이 더 낮을 경우, 하락분에 대한 부담은 주택금융공사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원일 기자 one1@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