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000명 훌쩍인데…무인카페 '꼼수 영업' 왜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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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진자 1000명 훌쩍인데…무인카페 '꼼수 영업' 왜이러나

    일부 무인카페, 장소만 제공하는 방식 ‘꼼수’ 영업
    보건당국 “거리두기 지침 위반…확인되면 단속”

    • 입력 2020.12.13 00:02
    • 수정 2021.05.12 11:10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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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저녁 강원대 후문 인근 한 무인카페에서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10일 저녁 강원대 후문 인근 한 무인카페에서 학생들이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카페에 앉아 음료를 마실 수 없게 됐지만, 일부 무인카페는 방역 허점을 틈타 ‘꼼수’ 영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료는 팔지 않고 모임 장소만 제공하는 형태인데 보건당국은 거리두기 지침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무인카페, 시험공부 장소로 인기 ‘불야성’

    10일 늦은 밤 어둠이 내려앉은 강원대학교 후문 골목은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코로나 이전엔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웃는 학생들의 소리로 가득 찬 거리였지만 이날은 지나가는 사람조차 찾기 어려웠다. 고깃집과 술집 등은 문을 닫았고 편의점만 불을 밝힐 뿐이었다.

    그때 양손에 책을 가득 든 커플이 어두운 골목 사이 계단을 올라갔다.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한 무인카페. 입구에는 ‘외부 음료‧음식 절대 반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바로 밑에는 ‘공부할 사람만 이용해달라’ ‘보건소에서 수시로 순찰을 나온다’는 글귀도 쓰여있었다.

    카페 내부로 들어가자 한산한 거리와 달리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불야성을 이뤘다. 거리두기가 무색한 모습이었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카페에 앉아 음료를 마실 수 없게 되면서 춘천 일부 무인카페가 장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형태를 바꾼 것이다.

    무인카페를 이용하는 학생 A씨는 “기말고사 기간인데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마땅히 공부할 곳이 없어졌다”며 “집에서는 집중이 잘 안 되기도 하고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려고 무인카페로 왔다. 코로나에 걸릴까 걱정도 되지만 시험공부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B씨는 “이곳은 5시간에 2900원으로 이용요금이 저렴하다. 학생들이 많이 오는 이유일 것”이라면서 “특히나 저녁에는 사람이 많아서 자리 맡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강원대 후문 인근 한 무인카페 입구에 '외부음료‧음식 절대 반입금지'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강원대 후문 인근 한 무인카페 입구에 '외부음료‧음식 절대 반입금지'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배상철 기자)

    ⬛보건소 “공간 제공하는 형태도 방역단속 대상”

    문제는 이 같은 무인카페의 변종 영업이 보건당국의 방역지침에 위반된다는 점이다. 김경순 춘천시보건소 식품의학과 담당은 “방역지침 취지는 여러 사람이 실내에 모여선 안된다는 것”이라면서 “공간을 제공하는 형태의 영업도 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카페가 식품위생법상 휴게음식점인 것과 달리 무인카페는 자판기판매업으로 등록돼 있다. 단속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운영형태가 카페에 해당한다면 모두 단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인카페 특성상 이용객들이 음료를 들고 와서 마신다고 해도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이날 무인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 중 일부는 외부에서 가지고 온 음료를 책상 위에 두고 마시고 있었다.

    카페 내부에 ‘외부음식을 섭취하면 업주와 이용자 모두 벌금을 내야한다’는 강력한 경고 문구가 있었지만 신경쓰는 이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방문자 명단을 작성하는 명부가 없고 체온을 확인하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부분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꼼수 적발돼 영업 중단한 업체도...시, “방역노력 당부”

    이 같은 꼼수 영업을 하다 적발돼 영업을 중단하고 문을 닫은 업체도 나왔다. 강원대 인근 한 카페가 음료는 팔지 않고 공부할 장소만 제공한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김경순 담당은 “단속해야 할 업종과 업소가 많다 보니 전수조사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계속해서 점검하고 있다”면서 “민원이 들어오는 대로 확인하고 있다. 카페 사장님과 이용객 모두 방역에 노력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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