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 선박 전복] “생후 2개월 아기 아빠 주무관님 어디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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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암호 선박 전복] “생후 2개월 아기 아빠 주무관님 어디 계세요?”

    • 입력 2020.08.08 00:01
    • 수정 2020.08.09 05:14
    • 기자명 신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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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일 오전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인공수초섬이 신연교 교각에 걸쳐있다. (사진=MS투데이 DB)
    지난 6일 오전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인공수초섬이 신연교 교각에 걸쳐있다. (사진=MS투데이 DB)

    아내의 출산으로 휴가를 보내던 중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실종된 춘천시청의 이모(33) 주무관에 대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춘천시 등에 따르면 이 주무관은 지난 6일 오전 춘천 삼천동 옛 중도배터 주변에 설치돼 있던 인공수초섬이 유실된 현장으로 출동, 의암댐 인근에서 탑승하고 있던 경찰정 ‘강원 101호’의 전복사고로 실종됐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춘천시 안팎에서 이 주무관 실종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요 인터넷 포털 등 각종 매스컴에서도 이 주무관에 대한 사연을 앞다퉈 전하고 있다.

    이 주무관은 지난 5일 아내의 자녀 출산으로 인해 휴가를 보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수 춘천시장이 지난 7일 춘천시청에서 열린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휴가 중 업무를 처리하던 과정에서 실종된 이 주무관의 얘기를 일정 부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주무관은 지난 5일부터 광복절인 오는 15일까지 배우자 출산에 따른 휴가를 보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어난 지 50여일 된 자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한 휴가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휴가는 짧았다. 휴가 이틀째인 지난 6일 집중호우에 따른 댐 방류로 거센 물길이 형성됐던 의암호의 인공수초섬 유실현장에서 사고를 겪고 실종되면서다.

    이 주무관은 공직 입문 3년째인 새내기 공무원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인재를 물길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슬픔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1988년생인 이 주무관은 2018년 9월 공직에 발을 들였으며 같은 공무원인 아내를 만나 결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후 2개월째인 자녀로부터 ‘아빠’ 소리도 듣지 못한 새내기 가장이자 갓 가정을 꾸린 30대 청년의 실종에 안타까움의 시선이 더해지는 이유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서 이 주무관을 모르는 춘천시민들도 이 주무관의 귀환을 기도하고 있다. 시민 김모(32)씨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공무원이지만, 갓 태어난 아기와 아내만 남겨두고 실종됐다는 소식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마음으로나마 꼭 살아서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이 주무관은 출산휴가 중임에도 누군가의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떠난 것으로 보인다”며 “(실종자들을 찾기 위한) 신속한 수색과 피해 수습을 위해 성심과 예의로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고, (이번 사고와 관련해) 무엇보다 가족 여러분의 눈물과 아픔을 헤아리겠다”고 밝혔다.

    [신관호 기자 ctl79@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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