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하는 사람은 유별나다? 누구나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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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 하는 사람은 유별나다?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춘천시 실래마을 ‘러스틱실레’
    쓰레기 없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
    “써본 사람이 추천할 때 보람 느껴 ”
    불필요한 소비습관 개선 교육 진행

    • 입력 2024.03.30 00:07
    • 수정 2024.04.04 08:01
    • 기자명 한상혁 기자·박민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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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와 환경캠프를 운영 중인 비영리 신생기업 ‘러스틱실레’ 공동대표 전신애(왼쪽), 정은지(오른쪽) 씨가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들고 서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22일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와 환경캠프를 운영 중인 비영리 신생기업 ‘러스틱실레’ 공동대표 전신애(왼쪽), 정은지(오른쪽) 씨가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들고 서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22일 춘천시 신동면 실레마을. 시골집을 개조해 만든 ‘러스틱실레’ 공방에는 대나무로 만든 칫솔, 코코넛으로 만든 수세미, 용기에 담을 필요가 없는 고체 샴푸 등 흔히 볼 수 없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전신애·정은지 공동대표가 만든 물건들로, 모두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거나 재활용 가능한 제품들이다. 

    ‘러스틱실레’는 자연을 지킬 수 있는 생활 속 제로웨이트 제품을 파는 비영리 단체다. 최근엔 물건을 파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춘천시내 여러 행사장에 팝업 스토어를 열거나 강연자로 나서는 등 '제로 웨이스트' 활동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두 공동대표 모두 본업이 따로 있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 환경보호를 위해 뛰고 있다. 전 대표는 "아직도 친환경 제품들을 사용하는 것을 유별나고 불편한 시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며 "열심히 활동해서 평범한 사람들도 제로 웨이스트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본지는 22일 러스틱실레 공동 대표들을 만났다.

    Q. 러스틱실레를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학교 학부모 모임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살림을 하는 사람들이니 플라스틱을 줄여야 한다는 체감온도가 높았습니다. 자연을 훼손하는 플라스틱을 일상 속에서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함께 고민하다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물품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2022년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사업팀으로 선정되어, 빈 페트병을 가져가면 세제를 덜어주는 ‘덜어가게’ 프로젝트부터 쓰레기 없애기 한 달 살기 여행, 생활용품 제작 워크숍과 같은 프로그램들을 운영했습니다.

    Q. 러스틱실레 제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고체 세제, 고체치약, 대나무 칫솔은 물론 무 포장 고무장갑, 코코넛 수세미, 코코넛 솔, 소창 행주, 종이로 만든 고체 향수, 나무로 만든 수저 젓가락 세트, 천으로 만든 티백, 생리대, 랩 포장지, 커피로 만든 연필, 당근 깎기까지 일상 속 제로웨이스트 제품들이 다양해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20대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일상생활 속 필요한 제로웨이스트 제품들이 정은지 대표 공방에 진열되어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일상생활 속 필요한 제로웨이스트 제품들이 정은지 대표 공방에 진열되어 있다. (사진=박민경 인턴기자)

    Q. 제로 웨이스트 활동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운동입니다. 제품들이 쓰레기 매립지나 소각장,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5+5=500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만드는데 5초, 사용하는데 5분, 썩고있는데 500년이라고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버리는 플라스틱들이 500년동안 땅에 썩지도 못한채 이산화탄소나 유해물질을 내뿜고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속 제품들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물건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기존에 나와있는 물건들 중에 이것은 스스로 만들 수 있겠다라고 영감을 받아서 만듭니다. 알맹상점이나 지구샵등에서 제로웨이스트 물건들을 도매로 사지만, 코코넛 수세미, 코코넛 솔, 소창 행주 같은경우는 저희가 스스로 뜨기도 합니다. 삼베천으로 만든 때타올처럼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기도 하고요. 
     
    Q.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환경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유별나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제로웨이스트를 활용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자, 같은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뿌듯했습니다. 주변에 제로웨이스트 제품들을 추천하고, 새로 써 본 사람들이 좋다고 말해주실 때 보람을 느꼈어요. 지속가능한 소비의 중요성을 춘천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데 한몫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Q.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닫으셨는데 지금은 어떤 식으로 활동하나요?

    마을이 외곽에 있어서 매장 직접 이용 고객이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직접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다른 방법을 궁리했어요. 팝업스토어를 나갔더니 많은 사람과 다양한 연령대를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금은 춘천시에 다양한 행사와 축제에 많이 초대 받고 있습니다. 팝업스토어에서 ‘제로웨이스트 상식 테스트’를 진행하고 점수에 따라 상품을 드리기도 합니다. 

    Q. 앞으로 활동 계획은요?

    금병초 환경캠프를 2023년 겨울부터 2024년 여름, 겨울방학까지 진행 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지속가능한 소비를 생각하는 동기를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투리 천, 버려진 아기들 옷들을 커튼으로 만들어 섬유 쓰레기를 줄이는 활동을 했습니다. 이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충동적인 옷 소비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Q. 목표가 있으신가요?

    소소하지만 꾸준하게 아이들을 만나서 불필요한 소비습관 개선 교육을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팝업스토어를 통해 더 많은 시민에게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알려 춘천시 환경 오염을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누구라도 쉽게 친환경 제품을 접해서 조금이라도 플라스틱을 줄이고 싶습니다.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텀블러를 들고다녀서 일회용 컵을 줄이자”라는 작은 인식 변화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상혁 기자·박민경 인턴기자 sh029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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