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승객에 폭행당한 춘천 70대 택시기사..."트라우마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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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취 승객에 폭행당한 춘천 70대 택시기사..."트라우마 심각"

    -30대 가해 남성 운전대 뺏어 음주운전하다 사고 내기도
    -법원 구속영장 기각, 개인택시 노조 반발

    • 입력 2020.06.10 19:35
    • 수정 2020.06.11 09:47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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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해자 B씨(왼쪽)가 하차를 요구하며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모습. (사진=피해자 차량 블랙박스 캡쳐)
    가해자 B씨(왼쪽)가 하차를 요구하며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모습. (사진=피해자 차량 블랙박스 캡쳐)

    춘천에서 만취한 30대 승객이 70대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택시를 뺏어 교통사고를 내는 사건이 일어났다.

    택시기사 경력만 20년이 넘는 A(73)씨는 주말이었던 지난 7일 충격적인 일을 당했다.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춘천의 한 초등학교를 지나던 중 한 남성이 A씨의 택시를 가로막더니 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을 대뜸 뒷좌석에 밀어넣었다.

    A씨는 남성 B(30)씨에게 목적지를 물었지만 만취한 B씨는 횡설수설할 뿐이었다. B씨는 갑자기 차에서 내리더니 택시를 다시 막아섰고 손으로 보닛을 내려치기 시작하며 A씨에게 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고 겁에 질린 A씨가 응하지 않자 B씨는 갑자기 운전석 문을 열고 A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주먹세례를 막기위해 A씨가 차에서 내려 멀찌감치 떨어지자 B씨가 이번에는 운전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급기야 차를 몰기 시작한 B씨는 얼마 못가 차량을 전신주에 들이받았다. 이 같은 소란은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서야 멈춰졌다.

    사건을 겪은 A씨는 왼쪽 어금니 일부가 부러지고 손등을 다쳤다.

    폭행을 피하기 위해 A씨가 도망가자 가해자 B씨가 만취한 채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피해자 차량 블랙박스 영상 캡쳐)
    폭행을 피하기 위해 A씨가 도망가자 가해자 B씨가 만취한 채 운전석에 앉아 운전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피해자 차량 블랙박스 영상 캡쳐)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폭행 당시가 떠올라 괴롭다"며 힘들어했다. A씨는 "20년 택시 운전대를 잡으면서 이런 일은 생전 처음"이라며 "당시 공포스러웠던 상황이 순간마다 계속 떠오른다"고 토로했다. 그는 "충격으로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택시영업 피해 심각한데 이날 가해자 B씨의 음주운전 사고로 차량 수리비만 800여 만원이 나와 A씨는 더 기가 막힐 뿐이다.

    가해자 B씨는 사건 이후 A씨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을 접한 경찰은 가해자 B씨에 대해 상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이에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춘천시지부는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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