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출은 꿈도 못 꿉니다"…코로나에 한숨 쉬는 시장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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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대출은 꿈도 못 꿉니다"…코로나에 한숨 쉬는 시장상인들

    • 입력 2020.03.23 00:00
    • 수정 2021.10.27 16:18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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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춘천중앙시장. 사진/방정훈 기자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춘천중앙시장. 사진/방정훈 기자

    "대출을 해주면 뭐합니까.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없어 개시도 못 하는 상인들도 많은데 무이자도 아니고 어차피 다 빚 아니겠어요. 그냥 공무원들의 탁상공론이라고 봅니다."

    21일 오후 춘천중앙시장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이 같이 말하며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큰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대출이 아닌 강원도나 춘천시가 강원상품권이나 춘천사랑상품권 등을 더 저렴하게 판매해 시민들의 시장 유입을 더 독려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중앙시장 골목에서 손님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하다. 사진/방정훈
    춘천중앙시장 골목에서 손님들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하다. 사진/방정훈

    앞서 서민금융진흥원(이하 서금원)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의 대출 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전통시장 상인대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의 상환 기간은 최장 2년(6개월 거치)이며 금리는 4.5% 이내다. 

    해당 금융제도에 대해 춘천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미소금융 전통시장 상인대출'의 경우 대출 효과도 거의 없고, 대출 상인이 파산 후 잠적하면 상인회에서 책임져야 하는 문제가 있어 시행하지 않은 지 몇 년 됐다"고 정부정책의 허상을 꼬집었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안내문. 사진/방정훈 기자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안내문. 사진/방정훈 기자

    그는 "대신 이번에 저희한테 공문이 온 것은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인데, 이 역시 신청하는 상인들이 거의 없다"면서 "지금도 힘들지만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르다 보니 다들 빚을 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공문에 구체적인 지원 방법도 명시가 돼 있지 않아 상인들이 물어봐도 대답해줄 수도 없다"면서 "무엇보다 신청을 해도 대출금이 언제 나올 지도 모르기 때문에 한시가 급한 이들에겐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춘천 제일종합시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진/방정훈 기자
    춘천 제일종합시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진/방정훈 기자

    소상공인 경영안정자원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10%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7000만원의 대출 자금을 지원한다. 2년 거치기간이 지난 후 3년 간 상환하면 되고, 금리도 1.5%로 상대적으로 낮다.

    제일종합시장 상인 역시 "제 주변에는 그런 대출을 받았다는 분들이 없다"면서 "단돈 1000원도 아쉬운 판국에 누가 이자를 내며 대출을 받겠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상인은 "아직까지 저희 사무실에는 대출을 신청하신 분들이 없다"면서 "춘천시나 기관들은 대출이 아닌 다른 지원 방법으로 상인들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현재는 심사가 오려 걸려 지급까지는 최소 한달 정도 걸린다"면서 "추후 공단이 아닌 금융권에서 직접 진행하는 상품이 생기면 지급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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