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값 더 오를라⋯개화기 저온 피해 ‘비상’
기후변화로 사과 개화기 빨라져 돌발적인 저온 피해 우려도 증가 사과 생산량은 시장 가격에 직결 농가에서는 시설 사전 점검해야
올해 봄철 개화기를 맞아 과수 농가의 저온 피해 방지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후변화로 사과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폭등했는데 올해 농사까지 피해를 입으면 과일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강원도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18일 강원지역 과수 농가를 대상으로 ‘개화기 저온 및 서리 피해 예방 요령’을 배포하며, 꽃이 피는 시기 저온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시설물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봄철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최근 과수 개화기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5년간 사과는 4일, 배 8일, 복숭아 4일 등 평년 대비 개화 시기가 앞당겨졌다. 이번 주 강원지역 최고기온이 14~2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는데, 이 때문에 개화 시기를 맞은 과수 농가가 분주해졌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저온 현상(영하 0.6~영하 1.7도 이하)의 위험성도 높아졌다. 기온이 떨어지며 이미 핀 꽃과 어린 과실이 얼어붙으면 결실 불량, 조기 낙과 등의 ‘과수 개화기 저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생산 수량이 감소하거나 상품의 품질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생긴다.
저온·서리 피해 예방 요령에 따르면 농가에서는 개화기 저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미세 살수 장치, 방상 팬 등 시설을 미리 점검해 두고 기온이 떨어질 것이 예상될 때 즉시 작동시켜야 한다. 또 냉기가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냉기가 흐르는 방향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냉기가 빠져나가는 곳에는 방해물을 제거해야 한다.
만약 저온 예방 시설이 없다면 개화 전에 요소 0.3%(1.5㎏/500㎏ℓ)와 붕소 0.1%(0.5㎏/500ℓ)를 잎에 살포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사과는 발아기~녹색기, 배는 발아기와 전엽기 사이에 요소와 붕소의 권장농도를 지켜 살포해야 한다.
저온 피해 여부는 꽃의 단면을 잘라 암술과 씨방 부위(열매가 되는 부위)가 갈변됐는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저온 피해를 입었다면 인공수분을 실시해 수정률을 높여야 한다. 또 적과 작업(측과를 자르고 중심과만 남기는 작업)은 적정 착과량과 피해 유무를 확인한 뒤 진행해야 한다.
유택근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은 “개화기가 앞당겨져 저온 피해 위험이 증가한 만큼 철저히 대비하고, 화상병 예방을 위한 개화기 방제 역시 제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