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끈 폭포 뒤 꼭꼭 숨어라~ ‘디자인 숨바꼭질’

노끈 35㎞ 사용··· 업사이클 개념 도입 형형색색의 폭포, 몽환적인 숲 속 구현 “재전시·굿즈 포장에 노끈 활용할 예정”

2022-03-16     조아서 기자
강원디자인진흥원 직원들이 ‘디자인 숨바꼭질’ 작품을 이용해 숨바꼭질을 하는 모습. (사진=강원디자인진흥원)

강원디자인진흥원이 올해 첫 기획전으로 ‘디자인 숨바꼭질’전(展)을 열고 있다. 새로운 노끈으로 만든 작품을 행사 후에 재사용하게 하는 전시다. 일종의 업사이클 개념을 차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업사이클(새활용, Up-cycling)은 ‘업그레이드’와 ‘리사이클링’을 조합한 단어로 단순 재활용(리사이클, Re-cycling)을 넘어 가치를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쓰임을 만드는 활동을 뜻한다.

강원디자인진흥원의 첫 업사이클 전시의 주인공은 노끈이다. 빨강, 파랑, 노랑, 하양의 다채로운 색상으로 풍성하게 펼쳐진 노끈과 강렬한 전시 공간의 색깔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숲을 표현했다.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쓰이고 쉽게 버려지는 노끈을 활용해 소모품, 쓰레기로 여겨지는 것들이 전시적인 요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점의 전환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시도다.

 

4가지 색 노끈으로 폭포를 형상화했다. (사진=조아서 기자)

노끈 35㎞가 사용된 ‘디자인 숨바꼭질’의 작품은 강원디자인진흥원 모든 직원이 함께 제작에 참여한 설치작품이다. 재료 본연의 재질을 살리고 재사용하기 위해 물감과 이물질을 첨가하지 않고 단일 재료로 작품을 완성했다. 화학적 변화를 최소화하고 물리적 변화만으로 디자인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작품으로 승화한 것이다. 이에 전시장 공간에 따라, 색 조합에 따라, 조명에 따라, 개방감에 따라 새로운 느낌으로 재전시할 수 있다.

최용선 강원디자인진흥원 정책기획팀장은 “전시와 전시 사이에 비어 있는 전시장을 활용해 조금이라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어 전 직원이 함께 이벤트 전시를 준비했다”며 “사용된 노끈은 굿즈 포장이나 재전시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감상만 하는 전시가 아니라 작품을 만지고 숨바꼭질 놀이를 하며 관람객의 디자인 창의력 증진과 즐거움을 유발하는 참여 전시다.

 

작품에는 총 35㎞의 노끈이 사용됐다. (사진=조아서 기자)

전시명인 ‘디자인 숨바꼭질’은 전시장을 숨바꼭질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전시의 특성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버려진 것이나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서 디자인적 가치를 발견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최 팀장은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전시가 많아져야 하는데 춘천은 아직도 미술 전시가 대부분이고 디자인 전시는 접하기 어렵다”며 “디자인을 쉽게 이해시키고, 시각을 바꾸는 시도로 강원도민들에게 디자인을 문화화하는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이달 27일까지 강원디자인진흥원 제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