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아파트 창문 밖으로 ‘나 몰라’ 쓰레기 투척 극성

아파트 창문 밖으로 던져진 쓰레기에 입주민 봉변 창문 밖으로 던져진 담배꽁초로 입주민 의류 손상 대다수 아파트 창문 밖 쓰레기 무단투기로 골머리

2021-09-13     남주현 기자

춘천 아파트 일부 얌체 입주민들이 창문 밖으로 쓰레기 무단투기에 나서면서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얌체 입주민들이 아파트 창문 밖으로 쓰레기 무단투기에 나서면서 주민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래픽=남주현 기자)

춘천의 A 아파트에서는 지난 8일 입주민이 하늘에서 떨어진 오물을 뒤집어쓰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한 입주민이 화단 옆 인도를 걸어가던 중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상한 과일에 어깨를 맞은 사고였다.

피해자 B(55·온의동) 씨는 본지에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상한 과일로 역한 냄새가 나 매우 화가 났다”며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는데, 아파트에서 이런 식으로 쓰레기를 창문 밖으로 던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제보했다.

 

사진은 아파트 창문 밖으로 던져진 상한 과일(멜론)이 인도에 떨어져 있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주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상한 키위 등 음식물 쓰레기가 하늘에서 떨어져 지나가던 입주민이 맞을 뻔한 사건이었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같은 장소에 비슷한 종류(상한 과일)의 쓰레기가 버려지고 있는 만큼 동일인물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A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종종 아파트 창문 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지만, CCTV에 촬영되지 않는 장소인 만큼 현실적으로 적발이 쉽지 않다”며 “주방 쪽 창문 방향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 소량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귀찮아 창문 밖 화단으로 버리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순찰을 강화하고 안내문과 안내방송을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다른 아파트에서는 창문 밖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입주민의 옷이 손상되는 일도 발생했다.

 

아파트 창문으로 던져진 담배꽁초에 고가의 입주민의 옷이 손상됐다. (사진=독자 제공)

이 아파트 입주민 C(49·근화동) 씨는 “주말에 캠핑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갑자기 무엇인가가 하늘에서 떨어졌다”며 곧 타는 냄새가 나서 재킷을 벗어보니 모자 속에 불이 붙은 담배꽁초가 들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내에게 생일 선물로 받은 고가의 아웃도어 재킷인데 모자에 구멍이 나 너무 화가 났다”며 “범인을 꼭 잡아 처벌받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실제로 C 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파트 창문 밖 쓰레기 투척 사건은 CCTV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범인을 잡기 어렵다”는 말과 “관리사무소를 통해 조사해보라”는 답변만 받았다. 관리사무소 측 역시 “CCTV에 버리는 모습이 촬영되지 않으면 범인을 찾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와 같은 아파트 창문 밖 쓰레기 무단투기는 일부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춘천 한 아파트의 게시판에 '담배꽁초 무단투기를 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MS투데이가 인근의 아파트 10여곳을 둘러 본 결과 대부분의 아파트 게시판에는 ‘창문 밖으로 쓰레기 또는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는 아파트 창문 밖 ‘나 몰라’ 쓰레기 무단투척이 춘천의 흔한 일상임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