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기 딱 좋네⋯‘이해 불가’ 춘천도로 3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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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나기 딱 좋네⋯‘이해 불가’ 춘천도로 3곳

    후평사거리 정지선 앞 2차선→3차선 급변
    동광오거리 1·2차로 정지선, 30m 차이로 혼란
    후평 극동아파트 사거리, 신호체계 고장
    우회전 신호등 철거 후 2년간 방치

    • 입력 2023.03.13 00:01
    • 수정 2023.03.15 00:32
    • 기자명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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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시내 일부 자동차 도로가 기형적인 구조로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교통체증 유발에 사고 위험까지 높은 만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시민 제보로 파악한 해당 구간은 이미 2021년 본지가 보도한 곳이다. 3년여가 지났지만, 아무런 조치도 없는 데다 문제로 지적됐던 우회전 보조신호등은 아예 철거해버려 사고 위험이 더 커졌다.(관련 기사: 아리송한 춘천도로…운전자는 어리둥절)

     

    후평사거리 후평지구대 앞 도로가 정지선 10m를 앞두고 2차선에서 3차선으로 급변한다. (사진=이정욱 기자)
    후평사거리 후평지구대 앞 도로가 정지선 10m를 앞두고 2차선에서 3차선으로 급변한다. (사진=이정욱 기자)

    ▶후평사거리, 2차선에서 3차선으로 바뀌는 '마법'

    동광오거리에서 후평사거리 방면 도로는 편도 2차선이다. 그런데 정지선을 불과 10m 앞두고 갑자기 3차선으로 바뀐다. 앞 차를 뒤따르던 차들이 2차선 도로에서 세 줄로 늘어서는 경우가 많다. 

    이 구간은 기형적 차선 구조로 차량이 뒤엉켜 교통체증과 혼잡이 빚어지는 곳으로 꼽힌다. 또 갑작스럽게 차선을 변경하려다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후평사거리와 해당 구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만 19건에 달했다. 이 수치는 경찰에 접수된 교통사고만 집계한 것으로, 신고하지 않고 개인이 처리한 사고까지 더하면 사고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남희 춘천시 교통과 주무관(차선 담당)은 “차선을 구분하려면 도로시설에 관한 규칙에 따라 도로 폭이 확보돼야 하는데 후평사거리의 경우 일부 구간만 도로가 확장돼 3차선으로 구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광오거리 한 도로는 1차로와 2차로의 정지선이 30m나 떨어져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동광오거리 한 도로는 1차로와 2차로의 정지선이 30m나 떨어져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동광오거리, 어디서 멈춰야 하지?

    후평사거리에서 만천리 방면으로 주행하다 동광오거리 정지신호를 받으면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헷갈리는 지점이 나온다. 편도 2차선 도로에서 1차로와 2차로의 정지선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2차로의 정지선은 1차로 정지선보다 30m 앞에 그려져 있다. 이 때문에 2차로를 주행하던 차량이 2차로 정지선이 아닌 1차로 정지선에 맞춰 멈추는 일이 발생한다. 반대로 1차로를 주행하던 차량이 30m 앞에 있는 2차로에 맞춰 교차로 한가운데 정차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3건으로 역시 사고가 잦은 지점이다.

    출퇴근 시간 후평사거리와 동광오거리 도로를 이용하는 변호진(37·남)씨는 “후평사거리 도로 폭은 그대로인데 갑자기 2차선이 3차선으로 바뀌면서 무리해 차선을 바꾸다 보니 사고 날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동광오거리 정지선도 같은 방향 차선인데 정지선 위치가 달라 초행자들은 헷갈린다. 매일 이 구간을 지날 때마다 도로를 왜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놨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신호체계 고쳐야하는데, 철거만 하고 방치

    후평동 극동아파트 앞 사거리는 신호체계 오류로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지점이다. 우회전 시 차량이 지나가도 되는 우회전 보조신호등과 보행신호등이 동시에 녹색으로 바뀐다.

    차량 정지신호가 없으니 보행자가 건너려다 깜짝 놀라기도 하고, 차량 신호에 따라 주행하던 운전자도 급정거를 하기 일쑤다. 이 삼거리 앞에는 아파트 등 주거공간이 밀집해 주민 보행량이 많다.

    시는 2년 전 본지 보도(2021년 10월 4일) 이후 즉시 현장점검을 하고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신호 체계만 바꾸면 해결될 일인데 시는 아예 차량 신호등을 철거했다. 현재 해당 지점에는 우회전 보조신호등이 없는 상태다.

    김규남 춘천시 교통과 주무관(신호등 담당)은 “현재 춘천시에 설치된 2색 우회전 신호등을 점점 철거하고 3색 신호등으로 교체할 예정”이라며 “해당 구간은 우회전 신호등이 고장 나 수리하기보단 철거 후 3색 신호등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시민들은 잘못된 도로를 왜이렇게 수년째 방치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다. 극동아파트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은 “다닐 때마다 보행자나 운전자 모두 위험한 곳이란 걸 많이 느낀다. 적응돼서 조심히 다니긴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위험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운전자는 “동광오거리는 운전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 중 하나다. 진입하는 순간 어리바리하게 된다. 큰 사고로 날 수 있으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에서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교통사고 잦은 곳‘으로 선정될 경우 개선사업을 할 수 있는데 예산은 한정돼 있고, 워낙 문제가 있는 구간이 많다보니 매년 대상 구간에서 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강원도 내 문제가 있는 도로만 300건이 넘다보니 가장 위험한 구간부터 선정한다. 시청이나 경찰서 의견도 듣는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설명했다.

    김남희 주무관은 “도로 확장이나 차선 구분은 시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유관기관과 협조해 시민 불편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ljhy070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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