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인생샷 '천국의 계단'⋯안전 관리는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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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찔한 인생샷 '천국의 계단'⋯안전 관리는 '무방비'

    • 입력 2023.05.26 00:01
    • 수정 2023.05.30 17:26
    • 기자명 오현경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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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인생샷 명소로 꼽히는 ‘천국의 계단’은 아름다운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인기인데요. 춘천에도 3곳의 카페에 설치돼 있습니다.
    2~3m가 넘는 높이지만, 난간 등 안전장치는 찾을 수 없습니다. 건축법과 산업법에도 해당하지 않는 구조물이어서 단속과 관리 주체가 없고 단속할 명분도 모호한 실정인데요. 관광객 유치 등으로 상업 효과를 높이고 있지만, 안전 관리 부실로 사고 위험이 우려되는 '천국의 계단'의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시야를 가리는 것 하나 없이 오로지 사람과 자연의 낭만적 분위기가 연출돼 인생 샷으로 꼽히는 사진들의 공통점은 일명 ‘천국의 계단’으로 불리는 조형물에서 찍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춘천에도 3곳의 카페에 조성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인기몰이 중입니다.

    평균 2~3m 높이의 계단 조형물은 주로 건물 옥상, 절벽 앞, 물가 등에 설치돼 이색적인 사진을 남기고 싶은 이들을 유혹하지만, 안전바나 추락 방지를 위한 장치가 없어 사고 위험도 높습니다.

    [ 이용객 ]
    “어우, 무서워, 무서워. 못 앉아. 어, 진짜 무섭다.”

    명확하지 않은 안전 기준과 모호한 책임 관리 주체도 문제입니다.

    춘천의 한 카페는 추락 사고가 있었다며 나이 제한을 표기했지만 올라가는 사람을 관리하지는 않았고,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표기를 해둔 곳도 있습니다.

    건축물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 조형물이라 국토부나 춘천시마저 관리 대상이 아니며 이용 제한을 강제할 수 없다며 손을 놓은 모습이었습니다.

    [ 인터뷰- 정재욱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
    “(산업법상) 높이가 2m 이상일 경우에는 추락 방지 시설을 의무화한다는 기준이 있었거든요. 1m 높이에서 떨어져도 추락하는 자세나 그런 부위에 따라서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관광 목적이라고 해서 운영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

    이 밖에도 수익 창출을 위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조형물을 설치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설치자가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사전 관리가 필요합니다.

    [ 인터뷰- 정별님 변호사 ]
    “카페 등에 설치된 소위 '천국의 계단'이라는 공작물에 설치나 보존상 하자가 있어서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공작물의 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때 사고가 나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표시를 한다고 해도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지만, 이용객도 주의의무를 해태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50% 정도의 과실은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인생 사진을 남기겠다는 목적에 하루에도 수십 명이 위험을 감수하는 천국의 계단 조형물.

    상업적 목적에 앞서 제대로 된 안전조치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오현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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