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만 95만원‘ 운전면허, 춘천서 따면 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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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비만 95만원‘ 운전면허, 춘천서 따면 손해 본다

    춘천 운전면허학원 수강료 79만~95만원
    인근 홍천이나 가평보다 최대 28만원 비싸
    “학원 2곳 뿐이라 경쟁이 불충분하기 때문”

    • 입력 2022.09.15 00:01
    • 수정 2022.09.18 00:36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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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교동에 사는 이모(25)씨는 최근 지역 내 한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면허 취득까지 필요한 학원비가 무려 95만원이 청구된 것. 주말에 2종 보통 면허를 위한 학과교육 3시간, 기능 교육 4시간, 도로주행 6시간 수업을 받는 비용이었다. 학원비가 비싼 이유를 물으니 학원 측은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춘천의 운전면허학원비가 인근 지역인 홍천이나 가평보다 유독 비싼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13일 본지 취재 결과, 2종 보통 기준으로 춘천의 A운전면허학원은 수강료가 평일반 기준 82만6200원, 주말은 95만6200원이었고 B운전면허학원은 주말·평일 똑같이 79만2000원이었다. 두 학원의 평균 수강료는 85만 8100원에 이른다.  

    이에 반해 춘천 인근에 있는 홍천의 C운전면허학원, 가평의 D운전면허학원은 같은 교육 시간에 수강료가 각각 69만8500원, 66만8000원이었다. 가평에 있는 D학원은 토요일에 수업을 들을 경우, 춘천의 A학원보다 수강료가 28만원 이상 저렴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평일 기준 지역별 운전면허학원비 비교. (그래픽=이현지 인턴기자)
    평일 기준 지역별 운전면허학원비 비교. (그래픽=이현지 인턴기자)

    춘천과 인구 규모가 비슷한 원주와 비교해도 춘천의 수강료는 훨씬 비쌌다. 원주의 E운전면허학원은 수강료가 69만3000원이었다. 춘천에서 그나마 수강료가 적은 B학원과 비교해도 10만원 가까이 더 저렴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춘천의 운전면허학원비는 서울에 있는 일부 운전면허학원보다도 높게 책정돼 있었다. 서울의 F운전면허학원 수강료는 82만원으로 춘천 평균 수강료보다 3만원이 더 적다.  

    제시된 각 학원의 수강료는 모두 기본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기능과 도로주행 검정료, 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이다. 검정료는 1회씩만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재시험을 칠 때마다 학원별로 검정료 3만~7만원이 추가된다.  

     

    13일 춘천의 한 운전면허학원에서 수강생이 운전면허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13일 춘천의 한 운전면허학원에서 수강생이 운전면허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전문가들은 춘천 운전면허 학원이 두 곳 밖에 없어 사실상 독과점 시장이 형성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춘천이 운영비용이나 지대가 훨씬 비싼 서울보다 학원비가 비싼 것은 업계 간 경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춘천에 운전면허 학원이 많이 있었다면 수강료는 지금보다 훨씬 저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임대료도 비싸고 강사들의 시급도 맞춰야 해서 학원비를 그렇게 책정하게 됐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학원비가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사실 최소한의 이윤만 남기고 학원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독점이기 때문에 운전면허학원비가 비싼 건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상혁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sh0293@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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