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신청사 건립 부지선정위원회(이하 부지선정위)는 최근 부지 선정 평가 기준을 발표했다. 이어 일부 후보지에 대해 현장 실사에 나서는 등 연내 부지 선정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후보지마다 장단점이 명확해 뚜렷이 앞서나가는 부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춘천지역 내 도청사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10곳(가나다순)의 유치전과 장단점 등을 정리했다.
▶근화동 옛 캠프페이지
민선 7기 원안인 캠프페이지 일대는 시유지며, 역세권 개발 핵심 장소로 꼽힌다. 단 부지는 협소하다. 도는 신청사 부지면적으로 8~9만여㎡ 수준을 원하고 있지만, 캠프페이지는 6만여㎡에 불과하다.
해당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이선영 시의원은 “캠프페이지는 춘천 중심부에서도 중심지라 도청사가 외곽으로 이전하면 주민 수도 크게 줄어드는 등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며 “캠프페이지에 신청사가 들어서야 시청, 명동 등 구도심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을 비롯해 소양동, 근화동, 조운동 주민자치회 등은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동내면 다원지구
다원지구 일원은 부지면적(54만2800㎡)이 후보지 중 가장 넓고, 최근 단지 개발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대 주민들은 춘천IC와 가까운 점을 들며 접근 편리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공공용지가 없어 도청사를 신축하려면 개발계획 수정, 토지 매입 등 행정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신복진 동내면 도청 신축유치위원장은 “신청사는 도로 등 기반시설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동내면은 고속도로 진입로와 가까워 접근성으로는 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동면 노루목저수지
노루목저수지는 도가 판단한 신청사 규모(10만㎡)에 적합하고, 6차선 도로가 인접해 교통 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저수지는 농어촌공사 소유로 토지 매입을 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허승 동면 도청 유치추진위원장은 “노루목저수지는 후평동과 동내면 일대 아파트·주택단지가 가깝고, 학교와 병원도 위치해 새로운 중심시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최적의 후보지임을 내세웠다.
▶동산면
동산면 일대 주민들은 홍천과 인접한 라비에벨 관광단지 주변을 중심으로 도청사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땅값이 저렴하고, 교통 혼잡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춘천 도심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다.
이규설 홍천군 번영회장은 “다른 시군 주민이 도청에 가려면 고속도로를 빠져나와서도 30분은 들어가야 하는데, 동산면에 신청사를 지으면 이 같은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봉의동 현 청사
현 청사 부지는 도유지라는 장점이 있지만, 임시 청사를 마련해야 해 두 차례 이사에 따른 비용 수백억원이 필요하다. 도청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인근 상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춘천시청도 인근 상권 붕괴 우려로 원위치에 재건축한 것 아니냐”며 “도청도 인근 상권 유지를 위해 현재 위치에 신청사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천동 옛 중도배터
현재 레고랜드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 중인 옛 중도배터 부지는 베어스타운 앞 주차장 부지까지 모두 도유지다. 또 도심과도 비교적 가깝다. 그러나 면적이 협소하고, 두 부지를 모두 이용해야 해 건축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현실적인 문제로 유치위원회 미구성 등 유치 전면전에는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신동면 정족리
신동면 정족리 일대는 시가 자체 후보지로 선정했다. 금병산 인근에 시유지가 있어 경비 절감이 탁월하다. 후보지로 이름이 오르내리고는 있지만, 현장실사 지역에서 제외되는 등 유치전 장외에서 겉돌고 있다.
▶신북읍 옛 102보충대
옛 102보충대 부지도 시가 먼저 후보지로 거론했다. 외곽순환도로가 인근에 있어 교통성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부지확보도 쉽다. 일대 상권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이곳 역시 큰 영향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신사우동 등 강북지역
강북지역 주민들은 신사우동 일대에 넓은 도유지가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시군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은 마이너스 요소다.
신사우동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김용갑 시의원은 “균형발전을 위해 신청사가 강북으로 온다면 10만 강북 신도시를 조성하고, 춘천시민 인구도 50만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청 강북 신축추진위는 지난달 김명선 도 행정부지사를 만나 강북지역 주민 6100여명의 서명이 담긴 자료를 전달하기도 했다.
▶우두동 옛 농업기술원 부지
옛 농업기술원 부지는 규모(13만㎡)가 적합하고, 부지 선정 기본 원칙인 확장성과 맞아떨어진다. 반면 일대 교통혼잡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의힘 양숙희 도의원(춘천)은 “이 부지는 지난해 농업기술원이 신북읍으로 이전해 생긴 부지로 약 4만평의 공유지”라며 “시는 소양 8교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교통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도는 신축 부지 논의가 본격화되며 후보지 경쟁이 과열되자 부지 선정 이외 지역에는 지역발전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한수 도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8일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어차피 최종 선정되는 곳은 한 곳”이라며 “선정되지 못한 지역은 도청사 이전과 상응하는 수준은 어렵겠지만, 지역발전 청사진을 함께 제시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도청사만이 지역개발의 거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게, 춘천 전체는 물론 강원도 전체를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끝>
[허찬영 기자·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