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미래 먹거리’도 줄줄이 위태⋯앞날이 더 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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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미래 먹거리’도 줄줄이 위태⋯앞날이 더 암담

    육 시장 대표 경제 공약 ‘첨단지식산업도시’, ‘관광도시’
    이달 예정인 ‘수열 에너지 클러스터’ 착공, 8월로 연기
    로컬 크리에이터, 커피 거리 예산 삭감에 시작 ‘삐걱’
    담당 공무원도 ‘우왕좌왕’ 컨트롤 타워 부재에 혼란 커

    • 입력 2023.03.16 00:02
    • 수정 2023.03.17 06:49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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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도시 춘천’을 내세운 육동한 시장이 취임한 지 8개월.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고물가‧고금리 등 악재가 몰려왔지만 ‘경제통’을 자신한 육동한 시정은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지 못했고, 그 결과 춘천시민이 체감하는 지역 실물 경제 수준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MS투데이가 춘천의 경제 체질을 진단하고, 육 시장의 경제 정책 중간 성적표를 분석했다. <편집자 주>

    기업의 일자리가 줄고 관광산업이 고전할 동안 육동한 시장의 경기 부양책과 산업 정책은 출발선에 머물러있다. 춘천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사업들은 취임 8개월 넘도록 지연되고 있고 일부는 이미 좌초했다. 앞으로의 춘천 경제가 더 우려스러운 이유다.

    육 시장이 꿈꾸는 ‘경제 도시’의 밑그림은 제대로 시작조차 못 했다. 전체 예산 2조3500억원 중 산업 정책인 ‘첨단지식산업도시’에 41%, 관광 정책인 ‘고품격 문화 관광도시’에 18%가 편성됐다. 사업비의 59%를 투입하는 만큼 이 두 가지 공약은 ‘경제 전문가’ 육 시장의 핵심 정책이다.

    [육동한표 ‘경제 도시’ 어디까지 왔나] 시리즈 목차

    ①민선 8기 8개월,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

    ②취업자 수 지속 하락⋯체질 개선은 언제쯤

    ③‘미래 먹거리’도 줄줄이 위태⋯앞날이 더 암담

    ▶‘핵심 공약’ 수열 에너지 클러스터, 착공 5개월 밀려 

    첨단 산업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육 시장의 정책은 중앙 부처와 교감 부족과 예산 삭감 등에 발목 잡혔다. 첨단지식산업도시는 ICT, 콘텐츠, 바이오, 데이터 산업을 중심으로 일자리와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1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는 첨단지식산업도시의 핵심은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이지만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의 경제 공약사업들이 예산 삭감과 착공 지연 등으로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육동한 춘천시장의 경제 공약사업들이 예산 삭감과 착공 지연 등으로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수열 에너지 클러스터는 동면 일대 82만㎡ 부지에 2027년까지 단지를 조성해 대형 데이터센터와 IT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민간기업 유치를 위한 투자지구 조성과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열 에너지 공급 시스템 구축이 사업의 두 축이다.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연중 찬 수온을 유지하는 소양강댐 물을 활용해 열이 발생하는 데이터센터를 냉각하고 친환경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IT 기업을 유치하려는 구상이다.

    기업 유치를 위한 부지를 마련하는 투자 지구는 이달 중 착공 예정이었지만 보상, 용역 등이 지연되며 올해 8월로 연기됐다. 춘천시 디지털산업과 관계자는 “교통과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허가받는 절차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교통‧환경 규제 사항에 대한 중앙정부와의 교감 부족으로 차질이 생긴 것이다. 두 축 중 하나인 수열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도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마치지 못해 보류 상태다.

    첨단지식산업도시를 뒷받침할 다른 사업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젊은 인력이 지역 내에서 문화와 소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로컬 크리에이터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사업은 시작 전부터 시의회에서 예산 절반을 삭감당했다. 유사 사업이 이미 많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목적의 ‘춘천 청년 공동 창업공간 운영지원’은 춘천시가 아닌 중앙정부에서 예산과 참가자 모집 및 신청을 대부분 담당한다.
     

    춘천시 동면 네이버 데이터센터 전경. 새로운 데이터센터가 구축될 '수열 에너지 클러스터' 지구 조성 착공이 5개월 연기됐다. (사진=이정욱 기자)
    춘천시 동면 네이버 데이터센터 전경.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수열 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 착공이 5개월 연기됐다. (사진=이정욱 기자)

    후평산업단지, 서면 현암 및 금산 지구 등을 연구개발 특화 지역으로 지정해 첨단지식산업도시의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은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조건이 완화되길 기다리고 있다.

    핵심 공약 추진을 담당하는 일부 직원들은 본인 업무를 타 부서 담당으로 착각하거나 공약사업 이름을 알아듣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약 진행 상황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다. 

    ▶예산 깎이고 일정 밀리고, 멀어지는 관광도시

    호수 카페거리를 조성해 춘천을 유럽형 고품격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들도 줄줄이 무산되거나 시작 단계에서 답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관광도시 개발의 핵심이었던 ‘카페거리 육성사업’은 시의회 반대로 전면 중단됐다. 프로그램의 실효성과 용역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다. 춘천시는 올해 2억8000만원을 들여 카페 메타버스, 유튜브 채널, 커피도시페스타 등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김영배 시의원은 “사업이 3년 차에 들어가는 데도 유명 카페 2~3곳을 제외한 일반 카페들은 실효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사진=춘천시 제공)
    육동한 춘천시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첨단지식산업도시 관련 포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춘천시 제공)

    ‘의암호 마리나 조성사업’은 지난달 보류 이후 사업 재추진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기 저상 관광버스는 제작이 석 달 넘게 늦어져 운행 시기조차 미정이다. 이달 착공 예정이던 ‘의암호 출렁다리’도 안정성 검토 관련 용역으로 연기됐다.

    전문가들은 공약사업의 구체적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첨단지식산업도시의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현실화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운기 춘천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은 “첨단지식산업도시에 기존 관내 기업만 상주하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굵직한 중견기업 유치 등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지만, 관련 계획을 듣지 못했다”며 “공약사업 전체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하루빨리 공개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소담·최민준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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