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가 8000원?” 음식값보다 비싼 배달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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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비가 8000원?” 음식값보다 비싼 배달비 ‘충격’

    춘천지역 배달료 8000원 넘긴 곳 등장
    배민원 도입 이후 배달 수수료 늘어나
    소비자 "당연한 것 가지고 수수료 내"
    업계 “한 집 배달에 비싼 요금은 당연”

    • 입력 2023.05.18 00:01
    • 수정 2023.05.20 00:32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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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지역 음식 배달 수수료가 거리에 따라 최대 8000원까지 올랐다. 한 끼 가격보다 비싼 배달료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배달 전문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확인 결과 17일 기준 춘천지역 음식점 30곳 이상이 일명 ‘배달팁’이라 불리는 배달 수수료를 한 건당 최대 8000원 넘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소비자가 배달 주문을 할 때 내는 수수료는 최대 5000~6000원 수준이었다.

    배달 수수료가 늘어난 것은 얼마 전 춘천에 ‘배민1’(배민원)이 도입되면서부터다. 배민원은 한 번에 한 세대에만 음식을 배달하는 대신 더 비싼 수수료를 적용하는 제도다. 소비자들이 배민원을 이용할 경우 여러 곳을 거쳐 1시간 안팎이 소요되는 일반 주문보다 30~40분 빨리 음식을 받을 수 있지만 2~3배 더 비싼 배달료를 내야 한다.
     

    17일 춘천지역 한 음식점의 배달 수수료가 8080원으로 최소 주문 금액을 앞질렀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갈무리)
    17일 춘천지역 한 음식점의 배달 수수료가 8080원으로 최소 주문 금액을 앞질렀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갈무리)

    배달거리가 2km를 넘을 때 500m당 770원의 추가 비용이 붙는 것도 배달 수수료 상승의 원인이었다. 기본 배달료가 5000원이더라도 음식점으로부터 약 4km 떨어진 곳에서 주문할 경우 수수료는 총 8080원이 된다. 춘천 효자동 춘천지방법원에서 후평동 춘천소방서까지 거리다. 점포 수가 적고 면적이 넓은 춘천의 특성상 도심 밖이나 음식점 정반대에 위치해 배달 거리가 6km를 넘어갈 경우 배달 수수료만 1만원이 넘어갈 수도 있다.

    그렇다 보니 음식 가격보다 배달 수수료가 더 높은 경우도 발생했다. 이날 현재 배달의민족 앱 내 한 중국요리 전문점은 짜장면 보통을 6000원, 곱빼기를 7000원에 판매한다. 배달 거리 4km를 기준으로 배달료가 8000원으로 음식 가격을 넘어선다. 배민원으로 주문을 받는 다른 가게들 역시 배달 수수료가 1인분 음식값에 버금가거나 더 비싼 곳이 많았다.

    소비자들은 음식값을 넘어설 정도로 오른 배달료가 부담스럽다. 퇴계동에 거주하는 김동현(26)씨는 “1만원어치 음식을 시키면 배달료까지 2만원을 내야 한다”며 “음식이 따뜻한 상태로 서둘러 도착하는 게 당연한 건데 왜 돈을 두 배 가까이 내면서 부탁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배달 전문 플랫폼 '배달의민족' 기준 춘천지역 배달 수수료가 최대 8000원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배달 전문 플랫폼 '배달의민족' 기준 춘천지역 배달 수수료가 최대 8000원을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배달 업계는 배달 시간을 줄이는 '한 집 배달'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배달료가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춘천지역 배달업 종사자 A씨는 “한 번에 한 곳만 배달한다면 연료, 시간 등에서 엄청난 낭비가 발생해 당연히 더 많은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며 “비싼 배달료가 부담이라면 한 집 배달이 아닌 기존 방식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가 내는 비싼 배달료가 음식점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한집 배달시 배달 기사가 가져가는 기본 수수료는 건당 6000원이다. 소비자가 내는 기본 배달료가 5000원이라면 음식점은 1000원만 부담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달의민족 역시 배달료 인상이 서비스 효율을 위해 필요하며, 배달 플랫폼이 과도한 이익을 챙기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원 배달 수수료는 빠른 배달이라는 서비스 효율을 누리는 소비자와 단건 배달로 최고 상태의 음식을 보낼 수 있는 실제 경비”라며 “손님에게 부과하는 배달료가 얼마인지는 식당이 자체적으로 결정하며, 플랫폼이 얻는 수수료는 전체 배달비의 6.8%가 전부”라고 말했다.

    배달료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자 배달의민족은 경로가 비슷한 배달을 한 번에 묶어 수수료를 한 건당 2000~3000원으로 줄인 알뜰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실시할 뿐 춘천 도입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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