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 한 것 뿐입니다“ 춘천 맥주트럭 영웅들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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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한 일 한 것 뿐입니다“ 춘천 맥주트럭 영웅들 찾았다

    28일 오후 춘천 한 연회장서 만찬·감사패 전달
    시민들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한 것” 한목소리
    ABC뉴스 해당 영상 게재⋯해외서도 이목 집중

    • 입력 2022.07.29 00:02
    • 수정 2022.08.01 14:27
    • 기자명 진광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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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비맥주가 28일 오후 7시 춘천 한 연회장에서 춘천 맥주트럭 사고 수습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오비맥주가 28일 오후 7시 춘천 한 연회장에서 춘천 맥주트럭 사고 수습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그 상황을 목격했다면 누구라도 저희처럼 도왔을 거예요.”

    지난달 28일, 춘천 퇴계동의 한 교차로 한복판에서 맥주를 가득 실은 트럭이 넘어지며 맥주병 2000개와 박스들이 도로에 쏟아졌다. 근처에 있던 시민 10여명이 엉망이 된 도로를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을 본 전국민이 놀라움을 느꼈다. 하지만 꼭 한달 뒤, 한자리에 다시 모인 당시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7시 춘천 한 연회장에서 지난달 발생한 맥주 화물트럭 사고의 수습을 도운 춘천 시민 10여명이 모였다. 사고가 난 맥주 제조업체인 오비맥주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수소문 끝에 이들을 찾아내서 초청했다. 오비맥주는 이들을 위해 ‘춘천 진짜가 된 시민상‘ 시상식을 열고 감사패를 증정했다.

    이날 오비맥주 관계자들과 10여명의 주인공들은 그날의 영상을 보고 당시 현장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오비맥주 측에서 준비한 맥주로 건배하며 서로에게 축하와 감사를 보냈다. 기념사를 맡은 서혜원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흩어진 병 조각을 정리해 도로는 깨끗이 비워졌지만, 세상은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 채워졌다”고 인사했다.

     

    춘천 맥주트럭 사고 수습을 도운 시민들이 감사패를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인턴기자)
    춘천 맥주트럭 사고 수습을 도운 시민들이 감사패를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영상=진광찬 인턴기자)

    이날 자리에 모인 ‘영웅‘들은 모두 우리 주변의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학성(44)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트럭에 있는 맥주병이 쏟아지자 도로가 마비됐다. 교통흐름을 위해 빨리 해결하고자 빗자루를 들고 뛰어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집 앞에 눈이 쌓이면 당연히 치우는 것처럼 빨리 치우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근 식품회사에 다니는 김민중(33)씨는 “식사 후 직원들과 인근 거리를 걷다 사고 현장을 발견해 맥주병을 치우다 보니 어느 순간 많은 시민이 같이 돕고 있었다”고 했다. 그 역시 “누구나 그 모습을 봤다면 와서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진짜가 된 시민상'을 수상한 백시우씨가 감사패를 들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이날 행사에서 '진짜가 된 시민상'을 수상한 백시우씨가 감사패를 들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최민준 인턴기자)

    백시우(25)씨는 “사고 현장 인근 공원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사람들이 쏟아진 맥주들을 보고 너나 할 것 없이 와서 도왔다”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고 당시 시민들이 모두 나서 잔해를 치워 추가 사고와 인명피해를 예방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다. 이후 미국 ABC뉴스는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에 ‘맥주 회사가 사고 현장을 도운 ‘영웅들’을 찾고 있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28일 오후 기준 643만회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서충식 기자·진광찬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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