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카메라] 엉터리 점자표기⋯눈감은 공공기관, 춘천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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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카메라] 엉터리 점자표기⋯눈감은 공공기관, 춘천시는?

    • 입력 2022.11.04 00:01
    • 수정 2022.11.05 00:05
    • 기자명 박지영 기자·한재영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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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4일은 시각장애인의 점자사용 권리를 신장하고 점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정된 한글 점자의 날이다. 강원도 내 9500여 명의 시각장애인도 손끝으로 세상을 읽으며 다양한 정보를 얻어야 하지만 강원도와 춘천시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점자 지원 서비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정보 접근권을 외면당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영상으로 담았다.
    [박지영 기자 ji8067@mstoday.co.kr]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내 보도자료를 읽는 시각장애인 박성수씨.

    짧은 자료지만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맞춤법과 한국점자 규정 등을 준수하지 않아 전자점자로 자동 변환하면 왜곡돼 읽히거나, 이해할 수 없는 표기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성수 / 강원명진학교 교사]
    "이거는 점자가 점자도 아닙니다. 그냥 점자를 제공했다. 그것뿐이지 점자가 완전히 한글 맞춤법 어겨, 점자 규정 어겨 완전히 엉망인 거예요. 한글도 한글 맞춤법 규정이라든가 로마자 규정이라든가 표준어 규정이라든가 이런 거 지켜서 쓰지 않나요. 점자도 그런게 있는데 규정이 엉망으로 게시된 겁니다."

    박 씨는 지난 8월 8페이지 분량 보도자료에서 100건이 넘는 점자 오류를 찾아 바로잡아달라는 민원을 넣기도 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과 사회활동의 동등권을 위해서입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개선하겠다는 답변은 왔지만, 시범운영 중이라는 해당 서비스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에서의 시각장애인 권리 찾기는 갈 길이 더 먼 상황입니다. 

    강원도는 지난 2월 시각장애인이 점자로 모든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자 문화 진흥 조례를 공포했습니다. 하지만 주민 생활과 밀접한 정보가 담겨있는 강원도와 춘천시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점자 지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강원도는 내년 당초 예산을 편성해 실태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조례 공포 후 반년이 지나도록 시행계획을 수립조차 하지 않은 것입니다.

    [인터뷰-박성수 / 강원명진학교 교사]
    "현재 강원도청, 강원도 산하 18개 시·군, 그리고 의원실이라든가 도교육청 산하에 있는 교육연구원, 연수원 이런 데는 하나도 (점자 지원) 실시가 되지 않습니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시각장애인은 아예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6월 일부 개정 시행된 점자법에 따라 공공기관 등은 시각장애인이 요구할 경우 일반 활자 문서도 점자로 제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할 지자체에서부터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외면한 상황.

    보편적 복지인 행정서비스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한글과 동등한 점자의 지위와 글자 그 너머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노력과 책임이 필요합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박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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