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은 돈 먹는 하마?⋯강원대, 5년새 84억원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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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은 돈 먹는 하마?⋯강원대, 5년새 84억원 적자

    최근 5년간 누적 적자 전국 로스쿨 중 8위
    학생 수 대비 적자로는 네번째로 적자 커
    교원 인건비 과다·장학금 의무 지급 규정 탓

    • 입력 2022.09.15 00:02
    • 수정 2022.09.17 08:52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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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사진=MS투데이 DB)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사진=MS투데이 DB)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이 5년간 8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로스쿨 대부분이 적자로 인해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강원대 로스쿨의 적자 폭은 특히 큰 편에 속했다.

    권은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최근 제출받은 ‘법학전문대학원 재정 현황(5개년)’ 자료에 따르면 강원대 로스쿨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84억2400만원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여기서 ‘적자’는 학생들이 낸 등록금 수입에서 교원 인건비와 장학금으로 지출된 금액을 뺀 금액이 마이너스(-)임을 뜻한다. 각 로스쿨에 기부금 등 부수입이 있거나, 교원 인건비 외에 다른 지출 항목을 고려하는 경우 적자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강원대 로스쿨의 적자 84억2400만원은 전국 로스쿨 가운데 여덟 번째로 큰 금액이었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4개 학교(고려대·연세대·영남대·이화여대) 로스쿨을 제외하고, 전국 21개 로스쿨의 평균 적자 74억4300만원을 상회한다. 같은 기간 흑자를 낸 로스쿨은 전국에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로스쿨 중 적자가 가장 큰 곳은 인하대 로스쿨로 135억9900만원이었다. 이어 서울대 로스쿨 131억8600만원, 서울시립대 로스쿨 108억3700만원, 부산대 로스쿨 94억2100만원, 전북대 로스쿨 90억2600만원, 중앙대 로스쿨 89억1000만원, 제주대 로스쿨 84억5700만원 순이다. 적자가 가장 작은 곳은 원광대 로스쿨로 39억4700만원이다.

     

    (자료=권은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실)
    (자료=권은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실)

    강원대 로스쿨 재학생 수가 적은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적자 폭은 더 크다. 산술적으로 강원대 로스쿨은 학생 1명당 128만2192원의 적자가 발생한 셈이다. 인하대 로스쿨(161만8929원), 서울시립대 로스쿨(144만6862원), 제주대 로스쿨(135만3120원)에 이어 네 번째다.

    강원대 로스쿨 학생 수는 5년간 657명으로 전국 로스쿨 가운데 적은 편에 속한다. 전국 로스쿨 평균 학생 수 1237명의 절반 수준이고, 가장 학생 수가 많은 서울대 2450명과 비교했을 때 4분의 1 수준이다. 적자 규모 상위권이었던 서울대 로스쿨은 학생 1명당 53만8204원의 적자로 중위권에 자리했다.

    이번 자료에서 로스쿨의 적자 폭이 크게 나타난 것은 교원 인건비 지출 규모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각 로스쿨들은 “인가를 받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교원 수가 많은데다 법조인 출신 교원의 인건비 수준도 높은데, 등록금은 그만큼 높게 책정할 수 없어 적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관계자는 “로스쿨을 설치하기 위해 요구되는 학생 12명당 교원 1명 확보와 등록금의 30%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규정이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본지는 강원대 로스쿨에 정확한 연간 수입·지출 규모와 적자 원인, 해결 방안 등을 문의했으나 강원대 로스쿨은 답변을 거부했다. 도내 대학 관계자는 “결국 교원 규모 대비 학생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이대로 가면 자생력 떨어지는 로스쿨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로스쿨에 재정난이 누적되면 일반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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