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속 토끼는 어떤 모습? 계묘년 토끼 소재 전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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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작품 속 토끼는 어떤 모습? 계묘년 토끼 소재 전시 봇물

    정현우 개인전 ‘근하신년’, 행운 담은 토끼
    강릉 출신 최윤정, 새해 희망 담은 작품
    춘천 출신 이종우, 전시 앞서 토끼 신작

    • 입력 2023.01.22 00:01
    • 수정 2023.01.23 00:54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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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작품 속 토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계묘년 새해를 맞아 토끼를 소재로 한 작품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갤러리에는 부(富)와 재물을 상징하는 부엉이, 힘과 용기로 대변되는 호랑이 등 우리는 일상 속에서 각종 염원을 담은 다양한 동물 그림들이 등장했다.

    반면 토끼를 그린 그림은 자주 본 일이 없다. 일부 작품에서도 배경 일부처럼 작게 등장하는 때도 있지만, 토끼는 흔한 소재는 아니다.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모처럼 토끼가 작품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토끼를 그린 작가들 역시 생각보다 토끼를 그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새해를 맞아 어떤 염원을 담은 토끼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정현우 작 ‘토끼 토템‘
    정현우 작 ‘토끼 토템‘

    정현우 작가의 개인전 '근하신년'은 오는 27일까지 춘천 삼천동 오노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토끼를 비롯한 십이간지 그림들을 색연필로 그린 소품전이다. 

    그는 그동안 호랑이, 부엉이 등의 동물들을 그려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세상이 원시종교 토테미즘 시대로 회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바람을 ‘토템의 재인식’ 연작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작가가 토테미즘에 매료된 까닭은 지나친 문명의 발달이 종교 갈등, 기후위기, 전염병 등의 재앙들을 몰고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도 ‘토템의 재인식’의 연작이다. 작품 속 익살스러운 동물들의 모습에서 순수한 시대로의 회귀에 대한 바람이 엿보인다. 동물들은 도자기나 그릇 안에 그려져 제의적 의미를 더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토끼 작품과 함께 코뿔소, 코끼리, 십이간지 동물 등을 주제로 한 작품 24점을 선보이고 있다. 새해를 명랑하게 시작하자는 의미로 연 전시다.

    동물을 주제로 한 여러 작품에는 나뭇잎이나 꽃 등의 자연물이 함께 그려졌다. 토끼 작품은 토끼풀이라고 불리는 클로버가 함께한다. 하나의 클로버는 색감을 더한 네 잎 클로버로 그려 새해 행운이 깃들길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정현우 작가는 “미세먼지도 기후변화도 스마트폰도 없던 연하장을 주고받던 시절에 문명이 멈췄어야 했다”며 “그 시절을 음악 문명사로 보면 LP판 시대쯤이었을 것 같다. 이번 제 그림들이 엘피음반의 음악처럼 정겹길 바란다”고 했다. 

     

    이종우 작  ‘계묘년’
    이종우 작  ‘계묘년’

    춘천 출신 이종우 작가는 최근 토끼를 소재로 한 작품을 제작, 공개했다.

    이 작가는 서울 구로구에 있는 작업실 갤러리에서 토끼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소를 주제로 한 작품을 대거 선보여왔던 그는 몇 년 전부터 연초에 십이간지 동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닭과 말, 호랑이, 쥐 등 다양한 동물들이 그의 작품 소재가 됐다.

    토끼 작업을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작업하던 동물 가운데 토끼가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최근 공개한 네 점의 토끼 작품은 ‘검은 토끼’의 어두운색을 하고 있지만, 선한 이미지는 잃지 않았다. 또 기존 작업 스타일보다 거친 질감의 마티에르가 강조된 것도 특징이다.

    두 점의 작품에는 토끼 토(兔) 한자를 디자인적으로 표현하고 그 위에 토끼가 앉도록 했다. 이는 바위나 나무 등에서 편하게 쉬면서 앉아있는 토끼를 표현하려는 의도다. 

    그는 올해 토끼의 밝은 면을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50호 크기 작품 도전에 나섰다.

    가족 토끼와 같이 여러 마리의 토끼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꽃 등의 자연물과 함께 화사한 분위기로 작업하고 있다. 완성작은 6월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최현정 작  ‘깡총깡총’
    최현정 작  ‘깡총깡총’

    춘천 이상원미술관에서는 꽃과 함께 피어난 토끼 한 쌍을 담은 작품을 볼 수 있다. 강릉 출신 최윤정 서양화가의 개인전 ‘관동유랑(關東流浪)’에서다. 

    최 작가는 고성을 시작으로 동해안 등 영동지역 풍경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강원을 대표하는 대관령 동쪽 지역, 관동을 이상향의 공간으로 변주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삼척 죽서루, 강릉 안반데기 등의 현실적인 장소들이 상상 속의 공간처럼 환상적인 분위기로 표현된다. 일부 작품에는 호랑이, 고양이, 사자, 코끼리 등과 같은 동물들이 그려져 있는데 파스텔톤 색채 표현으로 환상 속 동물처럼 연출돼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이 가운데 새해를 맞아 더욱 눈길을 끄는 작품은 토끼를 그린 ‘깡총깡총’이다.

    수많은 동물을 그려온 작가가 토끼를 그린 것은 대학 시절 이후 처음이다. 데칼코마니와 같은 대칭의 이미지로 표현된 배경 속 두 마리의 토끼가 국화 모양 꽃송이 위에 앉아있다.

    최 작가가 계묘년을 맞아 그린 작품으로 찬란한 영동의 풍경 속에서 새해의 힘찬 희망을 품은 ‘환희의 토끼’를 표현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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