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기 꺾였다⋯춘천 대중 골프장 요금 줄줄이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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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프 인기 꺾였다⋯춘천 대중 골프장 요금 줄줄이 인하

    강원 골프장 주중 야간 그린피, 전년대비 18% 하락
    겨울철 비수기, 골프 인기 감소에 골프장 가격 조정
    해외여행 재개로 수요 분산, 경기 불황에 취미 포기
    정부는 대중 골프장 가격 상한제 도입, 업계 반발도

    • 입력 2022.11.15 00:02
    • 수정 2022.11.16 02:25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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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무비자 관광을 시작으로 해외여행 재개가 본격화되자 팬데믹 기간 골프에 몰렸던 레저 활동 수요가 한풀 꺾였다. 중고시장에는 골프용품 매물이 수두룩하고, 대중형 골프장은 이용 요금을 할인하며 대응하고 있다.

    본지가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골프채’ 매물을 검색한 결과, 춘천 동면 기준 14일 오전에만 9건의 새로운 물건이 올라왔다. 골프웨어, 골프화, 골프공 등 관련 중고 물품도 많았다.

    팬데믹 기간 골프장 예약이 어려워지고 이용요금이 급격하게 올랐던 것은 유행에 민감한 MZ세대가 시장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해외여행의 기회가 늘면서 이들의 관심사는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또 경기 불황으로 비용 부담이 큰 골프를 취미로 지속하기 어려워지면서 관련 물건을 중고로 팔려는 수요도 많아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해외여행 본격 재개 등으로 골프 인기가 한풀 꺾이자 팬데믹 기간 이용 요금을 올렸던 춘천지역 골프장들이 그린피 가격 인하에 나섰다. (사진=MS투데이 DB)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해외여행 본격 재개 등으로 골프 인기가 한풀 꺾이자 팬데믹 기간 이용 요금을 올렸던 춘천지역 골프장들이 그린피 가격 인하에 나섰다. (사진=MS투데이 DB)

    코로나19 유행 이후 춘천지역 골프장은 지역 관광을 이끌어온 주축이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통해 지난달 기준 춘천지역 관광지 티맵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순위를 분석한 결과, 전체 관광지 검색량 중 20위 이내 9곳의 골프장이 이름을 올렸다. △9위 엘리시안강촌CC △10위 더플레이어스골프클럽 △13위 로드힐스골프앤리조트 △14위 파가니카CC △15회 오너스GC △16위 라비에벨CC올드코스 △18위 라데나GC △19위 남춘천CC △20위 베어크리크춘천 등이다. 전년동월의 경우 검색량 20위 이내 골프장이 10곳이었고, 그중 4곳은 10위 이내였다. 이와 비교하면 지난해보다는 춘천지역 골프장에 대한 관심과 방문객 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전 골프에 입문한 직장인 최수연(32‧온의동)씨는 “코로나19 초창기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야외 활동인 골프를 추천받아 즐기기 시작했다”며 “요즘은 해외여행도 자유롭고 실내에서 즐기는 취미 생활에도 제약이 없다 보니 전보다 골프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춘천에서 주말 라운딩을 즐기려면, 그린피 20만~25만원, 4인 팀당 카트비 9만~10만원, 캐디피 14만~15만원, 식사와 교통비 등 하루 30만~40만원의 지출을 각오해야 했다. 그러나 골프 인기가 한풀 꺾이자 콧대 높던 골프장들도 이용요금을 낮추고 있다.

    골프 플랫폼 업체 엑스골프(XGOLF)에 따르면, 이달 강원지역 골프장 야간 그린피는 전년동월 대비 주중 18.2%, 주말 6.1% 각각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서울‧경기)의 경우 주말에는 0.9% 가격이 내렸지만, 주중에는 0.2% 상승한 것으로 집계돼 강원지역 골프장의 요금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특수를 누리며 요금을 올렸던 골프장들이 비수기인 겨울철과 골프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그린피 조정에 나선 것이다.

     

    춘천지역 한 대중 골프장의 12월 그린피 현황. (사진=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춘천지역 한 대중 골프장의 12월 그린피 현황. (사진=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춘천 남산면 오너스GC는 다음달 5~18일 그린피를 주중 16만원, 토‧일요일‧공휴일 19만원으로 조정했다. 19~31일은 주중 13만원, 토요일‧공휴일 16만원, 일요일 15만원을 적용한다. 정상가(주중 19만원, 주말 25만원) 대비 최대 10만원을 할인하는 셈이다.

    동산면 더플레이어스골프클럽은 올해 4월 주말‧공휴일 그린피를 25만원으로 책정했으나, 내달 12일부터는 토요일 21만원, 일요일 20만원으로 인하한다. 동산면 로드힐스골프앤리조트의 경우 주말 그린피 정상가는 22만원이지만 다음달 1일부터 토요일 21만원, 일요일 20만원으로 조정한다.

    김태영 한국대중골프장협회 부회장은 “대중 골프장의 경우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기간도 길고 고정 손님이 적어 불확실성이 크다”며 “팬데믹 기간 골프장 이용료 인상은 코로나19로 해외 골프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자 국내 골프 수요가 초과하면서 나타난 일시적이고 이례적인 현상이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골프장 이용요금 정상화를 위해 대중형 골프장의 가격 상한 및 이용료 표시 의무 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중형 골프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요금보다 최소 3만4000원 저렴해야 한다는 내용을 행정 예고했다. 또 모든 골프장에서는 입장 요금과 카트 이용료, 부대 서비스 이용료 등을 홈페이지와 현장에 의무 게재해야 한다. 단, 개별 사업자인 캐디 이용료는 표시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업계 반발도 거세기 때문에 정책이 구체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원리에도 어긋나고, 기업의 자율 경영권을 위협하는 과도한 규제를 발표했다”며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요금을 어떻게 추산할 것인지 등 구체적이고 명확한 발표가 나올 때까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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