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옛 골목의 추억담은 그림 속으로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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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옛 골목의 추억담은 그림 속으로 떠나는 여행

    겸로 이형재 개인전 ‘봄내의 골목길-어제와 오늘’
    지금은 볼 수 없는 옛 춘천의 모습 담은 42점 작품

    • 입력 2022.09.14 00:00
    • 수정 2022.09.14 14:13
    • 기자명 오현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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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로 이형재 작가의 19번째 개인전 ‘봄내의 골목길-어제와 오늘’이 춘천 속살의 추억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회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춘천의 골목길을 화폭에 녹인 작품 42점을 선보인다.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춘천의 옛 모습과 변화된 현재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형재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이형재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작가가 최돈선 시인과 함께 춘천 골목을 거닐며 보고 그린 그림부터 춘천문화원 춘천학연구소에서 제공받은 1950년대 이후 춘천 곳곳의 사진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미해 완성한 그림까지 다양하다.

    수십 년 전 거리 위에서 바로 그려낸 ‘1983 공지천 옛 에메랄드하우스’, ‘1979 만천리 옛 박씨묘’, ‘1992 옛 요선터널’ 등 작품에서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추억 속 춘천의 모습이 간결한 스케치 형태로 담겨있다.

    올해 2월 작 ‘옛 소양로 번개시장’에서는 현재의 시장길만을 그대로 옮겨와 건물과 인물을 시대적 배경에 맞게 창작해 그렸다. 전쟁 후에 모든 것이 파괴됐던 때, 시멘트 바닥이 아닌 비에 젖은 질척한 흙바닥을 고무신 신고 걷던 그 시절을 떠올린 작품이다.

    이형재 작 '낙원동 옛 경춘서점'.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이형재 작 '낙원동 옛 경춘서점'.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작가의 학창시절 추억이 담긴 ‘낙원동 옛 경춘서점’은 누렇게 색이 바랜 듯한 표현으로 고화의 느낌을 살렸다.

    이 작가는 “춘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모두 아는 추억의 장소”라며 “용돈이 급할 때 이곳에서 책을 팔기도 하고, 반대로 책이 사고 싶을 때 싼값에 사기도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옛 남춘천역’의 배경이 된 곳에서 곤달걀을 안주 삼아 먹으며 대학 시절을 보냈던 추억도 회상했다.

     

    이형재 작 '애막골 어제와 오늘'.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이형재 작 '애막골 어제와 오늘'.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작가의 그림에서는 곧지 못하게 구불거리는 선이 특이하다. 사물에 대한 기운을 그대로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에 수정 없이 단숨에 그린 이유에서다.

    화선지에 먹을 칠하듯 지나간 자리에 그대로 남은 선들이 간결하지만 강력하게 다가온다.

    애막골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담은 ‘애막골 어제와 오늘’에서는 과거 볼 수 있었던 복숭아 꽃과 그 위로 새로 지어진 아파트가 춤추는 듯 솟아있는 모습이다.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은 “겸로는 세세한 표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윤곽을 그려서 대상의 특성을 분명히 드러냈다”며 “그림을 보며 춘천 추억 여행을 해 고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4일까지 춘천미술관 1층에서 열린다.

    [한승미 기자·오현경 인턴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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