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숨만 쉬어야 가능” 춘천 내 집 마련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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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간 숨만 쉬어야 가능” 춘천 내 집 마련 어려워졌다

    춘천 아파트값 오르며 급여 8.1년치 모아야
    내 집 마련 소요기간 2년 전보다 2.2년 증가
    서울 아파트는 36년치 월급 모아야 매입

    • 입력 2022.07.25 00:02
    • 수정 2022.07.27 00:02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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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에서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기 위해서는 지역 직장인이 8년치 월급을 고스란히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춘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급여 소득자가 월급을 모아 집을 장만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본지는 통계청의 강원지역 1인당 지역 총소득 추이와 한국부동산원의 춘천지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흐름을 중첩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ITX 개통 등 영향으로 춘천지역 아파트값이 가장 크게 뛰었던 2012년 당시에는 연간 2117만원의 소득으로 평균 1억5566만원인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 7.3년이 소요됐던 것으로 추산됐다.

    거래 절벽으로 시세가 급락했던 2019년을 지나 부동산 활황기가 오기 직전인 2020년 1월 당시에는 연간 소득 2890만원으로 평균 1억7178만원인 춘천지역 아파트를 사려면 5.9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가장 부담이 덜했다.

    그러나 최근 춘천지역 아파트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내 집 마련 부담은 더 커졌다. 2020년 당시와 소득 수준이 같다는 가정 하에 올해 1월 기준 2억3420만원인 춘천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8.1년이 소요된다.

    춘천에서 2년 전 집을 샀다면 5.9년치의 월급이 필요했지만, 올해 춘천에서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서는 2.2년 더 많은 8.1년만큼의 급여를 모아야 한다. 그만큼 춘천지역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1990년대 이후 주거지역으로 개발돼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춘천 퇴계동 지역. (사진=이정욱 기자)
    1990년대 이후 주거지역으로 개발돼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춘천 퇴계동 지역. (사진=이정욱 기자)

    춘천지역의 연간 아파트값 상승폭과 근로자 급여 상승폭을 비교해도 아파트값 상승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KB부동산의 과거 시세 자료를 활용해 춘천 내 아파트 4곳(전용면적 84㎡) 시세를 2004년부터 매년(1월) 연도별로 비교한 결과,  평균 연 3.9%씩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분석 대상이 된 단지 4곳은 △온의동 금호3차 △퇴계동 현대1차 △후평동 현대 4차 △석사동 그랜드 등이다. 단지별로 지난 18년간 연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온의동 금호3차 5.5%, 퇴계동 현대1차 4.0%, 후평동 현대4차 4.2%, 석사동 그랜드 2.8% 등이었다. 

    국세청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현황을 통해 추산한 춘천지역 근로자의 1인당 연 총급여(과세대상 근로소득) 상승 속도는 이보다 낮았다. △2016년 3120만원 △2017년 3262만원 △2018년 3389만원 △2019년 3502만원 △2020년 3559만원 등으로 최근 5년간 연간 3.4% 정도 상승했다.

    분석 대상이 된 구축 아파트 단지 4곳의 올해 1월 평균 시세는 1억7162만원. 2020년 기준 춘천지역 근로자가 월급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4.85년을 모아야 살 수 있다.

    한편 지난 1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춘천 시내 아파트 매수 부담은 서울보다는 낮은 편이다. 경실련이 2004년 이후 서울지역 아파트 시세변동을 분석한 결과 2004년 3억400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은 18년간 3.8배 올라 12억8000만원이 됐다. 근로자가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2004년 당시에는 18년간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했지만, 현재는 36년치 임금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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