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의 성질을 가진 유리와 철이 만나 이루는 하모니 '2인전'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반대의 성질을 가진 유리와 철이 만나 이루는 하모니 '2인전'

    배요한, 박예지 작가의 2인전 ‘이계통간(異系統間)’
    인간 내·외면의 모습 서로 다른 특성의 물질로 표현

    • 입력 2022.08.05 00:00
    • 수정 2022.08.05 14:56
    • 기자명 오현경 인턴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 외면과 내면의 모습을 각각의 언어로 풀어낸 동갑내기 작가 두 명의 컬래버레이션 전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유리공예가 배요한과 조각가 박예지의 2인전 ‘이계통간(異系統間)’이 오는 14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이계통간은 생물학 용어로 ‘서로 다른 계통의 합’이라는 뜻을 가진다.

     

    박예지 작가(왼쪽)와 배요한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박예지 작가(왼쪽)와 배요한 작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배 작가는 인간이 갖는 다채로운 내면의 색을 여러 빛을 내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표현했다. 박예지 작가의 작품은 내·외면의 조화를 철판을 긁는 용접작업으로 나타냈다.

    빛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투명한 유리와 거친 용접 자국을 남기는 철,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진 두 물질이 만나 새로운 조화를 이룬다.

    서로 반대의 성질을 가진 유리와 철은 모두 작업과정에서 ‘열’이라는 접점을 가진다. 두 개의 물질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용접, 납땜 등 고열을 가해 작품으로 탄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업 재료가 ‘불’에서부터 비롯된 특성을 보인다는 점도 같다.

    두 작가는 사람의 얼굴이나 말(馬) 등의 생명체를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배요한 작가의 '觀想(관상) 시리즈'.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배요한 작가의 '觀想(관상) 시리즈'.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배 작가는 인간의 내면에 있는 수많은 감정을 다분화 된 얼굴에 여러 가지 색채로 표현한다. 열정과 냉정, 붉은빛과 푸른빛이 합해져 하나의 ‘나’를 만들고 그것이 외면으로 비친다.

    박 작가는 내·외면의 모습이 서로 이어져 있다고 봤다. 사람의 얼굴에 드러나는 주름 등 세월의 흔적으로 그 사람의 인생을 알 수 있듯 내면과 외면이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박예지 작가의 'Hybridation'. 배요한 작가에게 배운 유리공예로 작업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박예지 작가의 'Hybridation'. 배요한 작가에게 배운 유리공예로 작업했다. (사진=오현경 인턴기자)

    철판 후면에 용접으로 울퉁불퉁하게 긁은 자국은 숨겨지지 않고 작품 전면까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외면은 곧 내면을 아우르고 내면은 외면으로 표출된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배 작가에게 유리공예를 배우고 두 재료를 혼합해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배 작가는 “이번 전시로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작품을 감상하며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오현경 인턴기자 singme@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