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② 심평원서 4년간 4명 극단적 선택⋯질병휴직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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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② 심평원서 4년간 4명 극단적 선택⋯질병휴직도 급증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 휴직 4명→24명
    극단적 선택 사망 직원 4명
    강은미 “근로환경 점검 필요”

    • 입력 2023.03.30 00:03
    • 수정 2023.04.03 08:09
    • 기자명 김성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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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최근 5년간 우울장애로 휴직을 낸 직원 수도 정신질환 진료인원 증가세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MS투데이에 건넨 심평원 유급 질병휴직자 현황에 따르면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 사유로 병가를 낸 직원은 2018년 4명에서 2019년 12명, 2020년 9명, 2021년 다시 15명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24명으로 증가했다. 질환별로는 우울장애,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불면증 등이다.

    유급 질병휴직은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장기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최대 1년까지 휴직할 수 있는 제도다. 해당 기간 급여의 70%를 지급한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가능하고, 직원이 원치 않는다 해도 심평원장이 직접 휴직을 명령할 수 있다.

    전체 유급 질병휴직자 수도 이례적으로 많다. 2018년 43명이었던 휴직자 수는 2022년 132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기간별로 4~6개월 휴직자는 2018년 7명에서 2022년 40명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고, 10~12개월 휴직자는 14명에서 53명으로 4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입사 연차별로도 살펴봤더니 입사 7년~10년차인 직원 휴직자가 2018년엔 2명에 불과했는데 2022년 46명으로 무려 23배나 폭증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보건복지부 타 산하기관과 비교해봐도 심평원의 유급 질병휴직자 비율은 유독 높다. 직원 수 4032명인 심평원은 2022년 유급 질병휴직자 비율이 3.3%인데 반해 같은 기간 1만6340명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06명, 7596명인 국민연금공단은 82명으로 각각 0.64%, 1.1%에 불과하다.

    강은미 의원은 “심평원의 경우 정신질환을 겪는 직원과 유급 질병휴직자가 이례적으로 폭증했다”며 “과도한 업무스트레스 등 정신질환 발생을 증가시키는 노동환경이 있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4년간 4명 극단적 선택⋯“문재인 케어로 업무량 급증”

    더 큰 문제는 정신질환 급증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직원까지 연이어 나왔다는 점이다. 심평원이 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숨진 직원 10명 가운데 4명은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2019년 3월 1건, 2021년 3월과 11월 2건, 2022년 12월 1건으로 해마다 직원이 사망했다. 그외 6명은 질병으로 숨졌다. 심평원은 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고충처리위원회 신고접수 및 장제비, 유족위로금은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적었다.

    나호천 공인노무사는 “사업장에서 단 한 건만 일어나도 언론에 보도되거나 공론화가 될텐데 4년간 4명이 연속으로 나왔다는 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직장갑질 119 노무사도 “이 정도는 사업장 내 재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공론화가 안된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했다.

    이 시기는 2017년 문재인 정부의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 이후 심사체계 개편 작업이 본격화하던 시기였다. 구체적인 시행방안 마련과 늘어난 급여 심사 등으로 업무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직원 중 3명은 심사직이다.

    당시 업무량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심평원은 2017년 2788명이었던 정원을 2018년 3259명으로 471명(16.8%) 늘렸다. 이후 2019년에는 3625명, 2020년 3720명, 2021년 3966명으로 꾸준히 늘려 지난해 4027명으로 5년간 1239명(44.4%)이 증가했다.

    안현기 심평원 노동조합 사무국장은 “그때 ‘문재인케어’하고 원주 청사 이전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노조에도 이번 부분 개선해달라, 업무 부하가 너무 걸린다는 의견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3편에서 계속)

    [김성권·이종혁 기자 ks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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