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 춘천 공연의 전성기 포스터로 보다⋯‘포스터 in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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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90 춘천 공연의 전성기 포스터로 보다⋯‘포스터 in 춘천’

    ‘포스터 in 춘천’ 11월까지 요선동서 전시
    박동일 문화기획자 소장 포스터 200여점
    포스터 통해 지역 문화 흐름 살피는 기회

    • 입력 2022.09.22 00:00
    • 수정 2022.09.22 15:15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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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 in 춘천’이 오는 11월 말까지 춘천 요선동 조운웰컴센터 갤러리 요에서 열린다. 사진은 갤러리에 걸린 포스터와 연표. (사진=한승미 기자)
    ‘포스터 in 춘천’이 오는 11월 말까지 춘천 요선동 조운웰컴센터 갤러리 요에서 열린다. 사진은 갤러리에 걸린 포스터와 연표. (사진=한승미 기자)

    한 장의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행사를 앞둔 이들은 열과 성을 다한다.

    이는 포스터가 관객들을 마주하는 첫 얼굴인 만큼 그해 행사의 성격을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포스터가 유일한 홍보 수단이라 벽과 가게들에 빼곡히 붙어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대부분 웹 홍보물로 바뀌면서 종이 포스터를 보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최근 춘천의 한 갤러리에서 40여년간 지역에 붙었던 공연 포스터들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전시 타이틀은 ‘포스터 in 춘천’으로 연극,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포스터들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는 1980년부터 2022년까지의 포스터를 연대순으로 선보인다. 이와 함께 1962년 제1회 강원예술제, 1971년 강원도립문화관 개관, 1985년 춘천시립교향악단 창단 등 문화와 관련된 지역의 굵직한 이슈들을 담은 연표도 볼 수 있다.

     

    박동일 문화통신 대표. (사진=한승미 기자)
    박동일 문화통신 대표. (사진=한승미 기자)

    전시 포스터는 모두 박동일 문화통신 대표의 소장품이다.

    수십여 년간 보관해온 자료들을 우연한 기회로 선보이게 된 것. 그는 지역 문화기획자로 자신이 기획한 행사와 보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자료들을 수집해왔다. 수차례 이사도 거쳤지만 도면 함과 지관 통에 분야별로 보관해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다.

    많은 축제와 공연들이 예술인들의 열정과 제대로 된 보수도 없이 함께했던 주변인들로 인해 탄생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적지 않은 자료들이 전시됐지만, 이는 그의 소장품 중 극히 일부다. 

    이 자료들을 통해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뤘던 춘천 공연의 역사를 가늠해볼 수 있다.

    첫 춘천인형극제부터 해외 아마추어 연극인들이 대거 찾았던 춘천국제연극제, 전국연극제 춘천 개최, 춘천마임축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유진규 마이미스트의 ‘판토마임 1988’ 등이다. 이를 통해 춘천의 대표 3대 축제인 춘천인형극제와 춘천마임축제, 춘천연극제의 출발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엿볼 수 있다.

     

    갤러리에 전시된 공연 티켓들. (사진=한승미 기자)
    갤러리에 전시된 공연 티켓들. (사진=한승미 기자)

    전시회에는 포스터뿐 아니라 사진, 팸플릿, 리플릿, 티켓 등 다양한 자료가 함께 전시되고 있다.

    춘천시립문화관 야외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모습과 1000원에서 3000원 정도 했던 저렴한 공연 티켓, 수기로 적힌 춘천시립문화관 좌석 배치도 등의 자료들이 대체로 온전한 상태로 보관됐다. 

    지역 문화를 이끄는 예술인들의 반가운 얼굴과 이름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강원고 연극부 ‘파란자전거’의 창단공연 ‘우보시(市)의 어느 해 가을’ 팸플릿이 눈길을 끈다. 최웅집 춘천공연예술제 총감독은 당시 3학년으로 음향을 맡았고 연극연출가, 조명 디자이너, 예술감독 등으로 활동해온 용선중 감독은 2학년으로 조명을 담당했다.

    예술인은 아니지만, 허영 국회의원의 패기 가득한 모습도 볼 수 있다.

    박동일 대표는 영화 포스터의 경우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생기면서 오래전 골목에서 사라졌고, 공연 포스터는 2000년 초반부터 줄어들어 지금은 거의 만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터와 공연 정보들이 SNS를 통해 제공되고 있는 게 주된 이유다.

    박 대표는 “지금은 철거된 시립문화관에서의 공연을 봤던 누군가가 포스터로 추억과 기억을 되살리고 또 춘천 공연문화의 흐름을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11월 말까지 춘천 요선동 조운웰컴센터 갤러리 요에서 열린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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