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발코니 ”이불 먼지 털지 말아달라”…주민 갈등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아파트 발코니 ”이불 먼지 털지 말아달라”…주민 갈등

    날씨 좋을 때 ‘불편 호소’ 가장 많아
    민원 전달하면 부정적 반응 대부분
    주민 간 ‘세대 차이’ 때문이란 해석

    • 입력 2021.11.18 00:00
    • 수정 2021.11.19 00:01
    • 기자명 김범진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춘천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이불 털기’에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늘고 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최근 춘천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이불 털기’에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늘고 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창밖으로 이불을 털면 다른 집으로 먼지가 들어가니 먼지를 털지 마세요.”

    최근 춘천 시내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입주민들에게 주의해달라며 내보낸 안내 방송이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은 “매주 수요일까지 접수된 민원을 모아서 방송하는 생활 안내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환절기마다 반복되는 발코니 이불 털기를 두고 민원이 쏟아진 것이다.

    그러나 안내 방송을 접한 대부분 입주민은 “그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지 않느냐”라며 반문하고 있다. 사무소 직원들은 과거에 비해 이런 민원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해당 직원은 “옛날 같을 땐 먼지 터는 일로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요즘은 공동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지 민원도 늘었다”며 “다른 아파트에서도 해당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거로 안다”고 밝혔다.

    다른 아파트 직원은 “요즘같이 날씨가 추워진 이후로는 다들 창문을 닫고 사니 그런 민원이 많이 줄어든다”며 “날씨가 선선하거나 더워 창문을 열어놓고 지낼 땐 먼지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창밖으로 먼지를 털지 말아달라’는 요구가 늘어난 것은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는 현상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과거 세대에서는 아파트 창문을 통해 이불 등의 먼지를 터는 행위가 주방에서 고기를 굽듯 당연한 생활 일부였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이불 먼지를 빨아들이는 청소기나 건조기 사용이 익숙한 만큼 이웃들의 먼지 터는 행위가 낯설고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관리소 대부분은 이런 방송에 대해 “안내를 하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다”며 “별로 효과는 없다”고 귀띔했다.

    또 관리사무소 직원 중에는 해당 민원을 전달할 때 안내 방송보다는 될 수 있으면 해당 세대로 찾아가 직접 자제해 달라고 부탁한다는 사례도 많다.

    방송을 통해 해당 민원을 접하는 입장에선 기분이 더 나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범진 기자 jin@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