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창간특집] 생활경제 뒤집어보기 2. 해외직구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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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 창간특집] 생활경제 뒤집어보기 2. 해외직구의 배신

    • 입력 2020.01.16 00:00
    • 수정 2021.06.10 17:44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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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골프를 시작한 안정석(40)씨는 연습장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드디어 필드에서 뽐낼 기회가 생겼다. 골프화부터 장만해야겠다고 생각한 안씨는 지인이 추천한 나이키의 A모델을 사기로 결정했다. 평소 '해외직구족'이었던 안씨가 해외사이트에서 해당 모델 가격을 검색해보니 21만5000원. 의외의 부담스러운 가격에 국내가를 검색해보니 인터넷 최저가로 12만원대에 살 수가 있었다. 안씨는 "해외 제품은 현지에서 사야 싸다는 인식이 당연했는데 다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어가 가능한 젊은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양질의 해외 브랜드를 합리적으로 구매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해외직구'는 더이상 특정 '얼리어답터'들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이 됐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14년 1조64713억2000만원이었던 온라인쇼핑 해외직접구매액은 2015년 1조7013억8400만원, 2016년 1조9078억8200만원, 2017년 2조2435억8300만원, 2018년 2조9717억2000만원까지 증가하는 등 그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흔히 해외직구로 외국 제품을 구매하면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더 저렴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운동화나 화장품 등 일부 제품의 경우 국내 가격보다 해외 가격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이용하는 수입 화장품 직구가 대표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유명 수입 화장품 5개 브랜드 15개 제품을 대상으로 국내외 최저가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출처 : 한국소비자원
    출처 :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단품으로 수입 화장품을 구매할 경우 13개 제품(86.6%)은 해외직구가 국내구매보다 최대 95.3% 더 비쌌다. 바비브라운의 '럭스 립칼라(히비스커스 3.8g)'는 해외 최저가가 6만3892원 정도였으나 국내에서는 해당 모델을 3만2710원(최저가)에 살 수 있었다. 국내가보다 해외가가 무려 95.3% 더 비싼 것. 맥 '매트 립스틱'(칠리 3g)은 국내구매가 대비 해외직구 가격이 45.2% 더 비쌌다. 바비브라운 '스킨 링클 트리트먼트'(14㎖)는 해외직구 가격이 국내가보다 36.4% 높았다.

    운동화 역시 마찬가지. 유명 농구선수를 모델로 런칭한 나이키 L모델의 경우 해외직구족이 가장 애용하는 아마존에서는 207달러. 한화로 23만9000원대였으나 국내 인터넷에서는 18만2000원대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해외직구보다 국내구매가 더 저렴한 이유는 1만3000원에 달하는 기본 배송대행료 때문이다.

    소비자원은 "해외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는 아무리 가벼운 제품이라도 기본 배송료 1만3000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총 구매가에서 배송대행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해외직구 이점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제품의 경우 현저하게 가격이 저렴할 경우 가품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MS투데이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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