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이전? 세월아 네월아 하는 법원·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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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만 이전? 세월아 네월아 하는 법원·검찰

    [기자수첩] 이현지 사회팀 기자

    • 입력 2023.05.24 00:00
    • 수정 2023.05.24 16:10
    • 기자명 이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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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지 사회팀 기자
    이현지 사회팀 기자

    올해 2월 춘천시는 2020년 춘천지법·춘천지검과 맺었던 법조타운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 해지를 통보했다. 법원과 검찰의 팽팽한 의견 차이로 석사동 부지 이전 가망이 없다고 느낀 탓이다. 시는 법조타운 조성에 들어간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최근 법률 검토를 시작했다.

    법조타운 무산 이유로 법원과 검찰 간의 상석 다툼이 지적돼 왔다. 설계도상 두 청사 건물의 높낮이 차가 8m에 이르자, 서로 더 높은 곳을 차지하겠다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지난달 이원석 검찰총장이 나서서 ‘상석 다툼설’을 공식 부인했다. 이 총장은 “검찰 청사가 법원 청사보다 조금 낮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며 “상석이니 뭐니 하는 개념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조타운이 무산된 것은 석사동 부지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석연치 않다. 만약 두 기관 간의 상석 다툼이 없었다면 몇 년간 지속된 언론보도에도 왜 검찰은 손을 놓고 있던 것인가?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이전이 불가능한 이유를 공개했으면 되는 것 아닌가?

    법원의 태도는 더욱 의아하다. 법원은 춘천시가 요청한 석사동 법조타운 MOU해지 요청을 거절한 상태다. 이유는 ‘석사동 청사 이전을 계속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지난 18일엔 석사동 부지를 포함해 학곡지구, 행정복합타운 예정지, 다원지구 등 4곳의 후보지를 시찰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하루 빨리 이전해야 한다’는 말도 늘 빼놓지 않는다. 법원이 정말 석사동 부지로 이전하고 싶다면 검찰과 합의하면 될 일이다. 그게 아니고 검찰의 주장대로 석사동 부지가 안전하지 않다면 법원도 석사동 이전을 포기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춘천시와 법원검찰이 석사동 법조타운을 조성하겠다고 시민 앞에 약속한 것이 3년 전이다. 약속이 수포로 돌아가며 아까운 시간과 피같은 세금이 허공에 흩어졌는데, 시민은 아직도 그 이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법원과 검찰은 늘 시민을 위한다고 한다. 배운 사람들이 더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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