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육동한 시장, 춘천의 1호 영업사원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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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육동한 시장, 춘천의 1호 영업사원 맞나?

    • 입력 2023.05.03 00:00
    • 수정 2023.05.04 06:36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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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S투데이 DB)
    (사진=MS투데이 DB)

    국가의 최고지도자가 대통령이라면 지역의 최고지도자는 지방자치단체장이다. 광역단체에선 시·도지사, 기초단체에선 시장·군수·구청장이다. 국민과 시민은 그들에게 내 나라, 우리 지역을 더 잘 사는 곳으로 만들어달라는 뜻을 담아 꼬박꼬박 세금 내어가며 행정의 전권을 맡겼다. 대통령이 나라의 1호 영업사원이라면, 시장 군수 구청장은 지역의 1호 영업사원이 되어 불철주야 뛰어다녀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춘천시민들이 춘천의 1호 영업사원이 되어달라고 뽑은 육동한 춘천시장이 과연 시민의 기대와 열망에 부응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취임한지 1년이 채 안 되었음에도 ‘행정의 달인’이라던 당초의 기대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실망과 한탄의 소리만 들려온다. 수부도시 춘천의 위상이 나날이 추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의 최고지도자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육 시장은 최근 강원도 제2청사를 강릉에 설치해 시민 수백명을 강릉에 넘겨줘야하는 춘천의 인구 손실 사태가 눈앞에 닥쳤음에도 무슨 강 건너 불구경 하는지 아무 말이 없다. 앞서 지자체간 경쟁을 통해 따내야 하는 국가산업유치전에서 원주와 강릉에 번번이 밀려 빈 손이 되었을 때도, 춘천 시민들이 바라마지않는 강원 FC전용구장 설립 계획이 무산되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다 시장으로서 메시지를 낸다 싶으면,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모호한 수사(修辭)로 일관해 존재감을 스스로 떨어뜨렸다. 오죽하면 춘천 시민들 사이에 “재검토를 검토하는 시장” “보류만 하다 끝날 것 같은 시장”이란 말이 나오겠는가. 

    리더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 조직의 기강이 설 수 없고,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은 해이해진다. 최근 본지 보도로 드러난 춘천시의 엉터리 홍보 사건을 보자. 현재 정부는 대도시 또는 수도권 기업이 춘천 같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법인세와 취득세, 재산세 같은 국세와 지방세를 대폭 감면해준다.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이 법규는 당초 2017년에 없어질 예정이었으나 2025년까지로 연장되어 지금도 시행된다. 그런데 2022년 11월15일 최종수정했다는 춘천시 경제포털에는 ‘일몰기한 2017년’으로 명기돼 있다. 이 포털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춘천시는 세금 감면을 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니,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에게 “춘천으로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포털 관리하는 공무원이 일부러 이런 허위정보를 올릴 리 만무하다. 그보다는 육 시장에게서 번져나간 무사안일주의, 그 속에서 나오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근무태만이 근본 원인일 것이다. 육 시장이 신발 끈을 고쳐 매지 않으면 이젠 시의 앞날이 위태로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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