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도 사치” 고물가 시대 대학생들 ‘학식’에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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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밥도 사치” 고물가 시대 대학생들 ‘학식’에 몰린다

    강원대 내 학생식당 점심시간이면 인산인해 이뤄
    저렴한 메뉴 3000원대로 외부 식당과 3배 차이
    점심시간 때 조금만 늦으면 20분 이상 기다려야
    음식 가격 내릴 수도 없는 상인들 답답함 토로

    • 입력 2023.03.27 00:01
    • 수정 2023.03.27 14:13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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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강원대 천지관 학생식당 안에 점심을 먹기 위해 온 학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24일 강원대 천지관 학생식당 안에 점심을 먹기 위해 온 학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서충식 기자)

    “일주일에 3~4번은 ‘학식’을 먹어요. 요즘엔 학생식당에 사람이 많아서 20~30분씩 기다려야 해요.”

    2023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가량이 지난 가운데 계속되는 고물가 탓에 대학가의 점심시간 풍경이 크게 변했다. 학생들은 한 끼 1만원에 육박하는 외식 대신 학식(학생식당)과 편의점 등으로 몰리고 있다. 개강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은 물가는 올랐는데 손님은 줄었다며 울상을 짓는다.

    24일 11시 40분쯤 강원대 천지관 학생식당 안은 점심을 먹기 위한 학생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돈까스와 비빔밥을 주로 판매하는 이곳의 음식 가격은 대학 앞 식당들과 비교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가장 낮은 가격의 메뉴는 등심돈까스로 3500원이고, 돈까스류 대부분이 3500~5000원이다. 비빔밥류는 7000원대다.

    강원대 주변 상권의 돈까스 가격은 저렴한 곳이 8000원이고, 1만원이 넘는 곳도 다수다. 학식의 최대 3배에 달한다. 물가가 나날이 오르는 상황에서 지갑이 얇은 학생들에게 학식은 어쩔 수 없는 선택지다.

    학생들은 긴 대기 끝에 겨우 식판에 음식을 담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식사를 이어갔다. 신입생 김정훈(20)씨는 “만약 밖에서 밥을 사 먹으면 용돈의 70~80%는 식비로 나간다”며 “해장으로 국밥 사먹는 것도 친구들 사이에서 사치로 통한다”고 했다.

    같은 날 강원대 또 다른 학생식당인 백록관 역시 학생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은 한식, 양식과 더불어 중식도 판매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가격은 평균 4000~5000원이고, 비싼 메뉴들은 7000원대다. 재학생 박현우(23)씨는 “첫째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음식 맛도 괜찮아 일주일에 3~4번은 학식을 먹는다”며 “요즘 사람이 많이 늘어 조금만 늦게 오면 20~3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산인해인 학생식당과 달리 한산한 대학가 상인들은 울상이다. 강원대 후문 인근 식당은 점심시간임에도 빈 테이블이 곳곳에 보였고, 임대 문의가 붙은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대면수업이 정상적으로 시작되면서 매출 회복 기대했는데, 큰 변화가 없다”며 “학생들을 끌어모으려고 음식 가격을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막막하다”고 한탄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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