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 사라진 시외버스 노선, 아직 안 돌아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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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때 사라진 시외버스 노선, 아직 안 돌아온 이유

    팬데믹 완화에도 시외버스 노선 정상화 어려워
    일부 노선 운행 축소하거나 여전히 중단 상태
    승객들 “사라진 직행 노선 운행 정상화” 호소
    운송업계 “버스 재정난에 운행 재개 시기상조”

    • 입력 2023.03.24 00:01
    • 수정 2023.03.28 03:48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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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줄었는데 시외버스 운행 안 하나요?"

    춘천에서 대학을 다니던 이모(25)씨는 최근 3년간 춘천에서 고향인 경기도 이천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노선 운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세 감소와 방역 조치 해제 등이 이뤄졌지만 운행은 정상화되지 않았다. 이씨는 "노선을 중단한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줄어들면 재개할 줄 알았다"며 "매번 서울을 경유하느라 바쁘게 뛰어다녔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된 춘천시외버스터미널의 일부 노선이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업계는 대중교통의 총체적 재정난 등으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춘천시외버스터미널은 대전, 대구, 광주광역시 등 일부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인구 감소와 질병 확산 방지가 이유였다.
     

    23일 오후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승차홈. 2020년 이후 노선 운행이 중단된 전라도 전주가 행선지 목록에 적혀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23일 오후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승차홈. 2020년 이후 노선 운행이 중단된 전라도 전주가 행선지 목록에 적혀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등 코로나19 유행이 줄어들자 업체들은 중단됐던 노선의 운행을 점차 재개했다. 하지만 일부 노선은 축소 운행하거나 여전히 중단 상태다.

    2020년부터 중단됐던 경기도 이천행 시외버스는 올해부터 다시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노선이 줄어들었다. 1일 4회씩 일주일에 총 28회 운행하던 이 노선은 재개 후 주 6회(1일 2회씩 주 3일)로 변경됐다.

    좀처럼 정상화되지 않는 시외버스 노선에 이용객들의 불만도 커졌다.

    춘천 소재 대학생 임지수(23)씨는 "그동안 직행버스가 없어 본가가 있는 이천에 가려면 한두 시간은 더 걸리는 지하철을 타야 했다"며 "노선이 다시 생겼지만 운행을 하루 두 번, 그마저도 주 3일밖에 안 해 수업 등 잠깐 일이라도 겹치면 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운행을 멈춘 버스들이 춘천시외버스터미널 한쪽에 주차돼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운행을 멈춘 버스들이 춘천시외버스터미널 한쪽에 주차돼 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강원도 태백과 전라도 전주, 광주, 순천 등으로 다니던 버스들은 여전히 멈춰있다. 일부 이용객들은 춘천시외버스터미널 민원 게시판에 "직행버스를 운행하지 않아 서울을 거쳐 돌아가고 있으니 재운행을 해달라"며 호소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운송업계도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해당 노선들은 이전부터 승객이 적어 수익이 일정치 않았는데 코로나19까지 발생했고 아직도 수요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팬데믹이 전체적인 수익 감소로 이어지며 기사들도 다수 이탈했다. 춘천 한 버스업체 관계자는 "수익은 절반으로 줄었고 300명이던 기사는 현재 180명 수준이다"며 "찾는 승객이 많고 수익이 생기면 노선을 만들지 말라고 해도 만들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춘천 시외버스 기사 수가 감소한 가운데 기사를 모집하는 공고가 붙어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코로나19 유행 이후 춘천 시외버스 기사 수가 감소한 가운데 기사를 모집하는 공고가 붙어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업체의 주장처럼 지난 몇 년간 춘천을 비롯한 강원 전역에 이어진 시외버스 이용객 감소가 노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강원도에 따르면 2019년 1200만명이던 이용객은 지난해 700만명으로 줄었다.

    강원도는 시외버스 노선 감소가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강원도 교통과 관계자는 "자가용 증가 등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줄어 운송업체들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던 와중에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된 것"이라며 "지자체 지원도 한계가 있어 이용 수요가 회복되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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