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컷 만화에 담은 시대의 단상⋯유환석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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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컷 만화에 담은 시대의 단상⋯유환석 초대전

    ‘유환석 카툰&일러스트레이션 초대전’
    촌철살인 시사만화와 일러스트레이션
    김유정 소설, 춘천 풍경 등 고향 사랑

    • 입력 2023.03.23 00:00
    • 수정 2023.03.23 10:56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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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환석 카툰&일러스트레이션 초대전’이 오는 26일까지 춘천 서면 갤러리툰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유환석 카툰&일러스트레이션 초대전’이 오는 26일까지 춘천 서면 갤러리툰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춘천 서면의 한 전시장. 한눈에 펼쳐지는 의암호 경관 사이로 지난해 한국사회의 흐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시대의 단상을 네 컷짜리 카툰에 담은 주인공,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환석 화백이다. 오는 26일까지 서면 갤러리툰에서 열리는 ‘유환석 카툰&일러스트레이션 초대전’에서는 촌철살인의 시사만화부터 서정적인 일러스트레이션까지 120여점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장에 내걸린 카툰들은 유 화백이 1년여 동안 작업한 결과물이다.

    최근 발생한 튀르키예 강진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 배우 윤여정의 아시아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송곳 같은 메시지와 함께 소개된다. “그땐 그랬지” 하며 추억에 잠겼다가도 오늘 그린 카툰인가 싶은 현재진행형 이슈들이 폐부를 찌른다.

     

    유환석 화백의 카툰 일부.
    유환석 화백의 카툰 일부.

    이번 전시는 지역민으로서 보는 재미가 더해지기도 한다. 그가 한국시사만화가협회장으로서 전국적 권위를 가진 시사만화가 이면서도 춘천 출신으로 강원지역의 정서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고랜드 발 자금경색 사태를 다룬 카툰에는 김진태 강원지사와 최문순 전 지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지난 카타르월드컵에서 춘천 듀오로 활약했던 손흥민과 황희찬 선수에게 ‘고향이 어디니’라고 묻는 애정 어린 장면도 눈길을 끈다. 

     

    초대전에서는 시사만화뿐 아니라 춘천의 풍경과 김유정 소설가 작품을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 등 120여점이 전시된다. (사진=한승미 기자)
    초대전에서는 시사만화뿐 아니라 춘천의 풍경과 김유정 소설가 작품을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 등 120여점이 전시된다. (사진=한승미 기자)

    전시에서는 사회 풍자를 담은 카툰 뿐 아니라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춘천의 사계절을 표현한 그림부터 김유정 소설가의 ‘봄봄’ 등 다수의 문학 작품을 축약한 작품까지 고향애(愛)가 드러난다. 

    그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은 춘천의 생활사를 그린 풍속화라고 볼 수 있다. 독특한 점은 한 화면에 과거와 현재 시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점이다. 옛 육림극장 인근 풍경을 담은 작품에서는 노점상이 가득했던 과거 시장과 육림극장이 활성화됐던 시절, 카페가 들어선 최근 모습까지 한 컷에 담겼다. 

    이 같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위트는 그만의 특징이다. 춘천 여름의 청량한 이미지를 야자수로 표현하는가 하면 작품 속에 골목길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연인을 훔쳐보는 소년의 모습을 몰래 숨겨놓기도 한다. 

    유 화백은 “시사만화는 여러 사회의 현상들 속 이슈가 되는 사건의 맥락을 이해하고 되짚어보며 편견과 모순, 부조리를 은유와 풍자로 비판해 카타르시스를 표현하는 맛이 있다”며 “일러스트레이션은 마음 속 무한한 상상력을 자유롭게 담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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