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춘도시’ 이미지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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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청춘도시’ 이미지를 살려야 한다

    • 입력 2023.03.22 00:00
    • 수정 2023.03.22 11:47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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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기준 수도권 연령별 순이동 인구 그래프. 강원연구원은 20대(노란색 막대) 수도권 유출이 '매우 심각'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래픽=MS투데이 DB)
    강원도 기준 수도권 연령별 순이동 인구 그래프. 강원연구원은 20대(노란색 막대) 수도권 유출이 '매우 심각'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래픽=MS투데이 DB)

    춘천과 서울을 오가는 itx 열차를 청춘열차라 부른다.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멋들어진 작명이다. 짐작건대 청량리와 춘천에서 한 글자씩 땄을 테지만, 청춘열차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크고 삭막한 청량리가 아니라 젊음과 낭만이 흐르는 춘천이다. 청춘열차에 오르는 순간, 사람들은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는 민태원의 ‘청춘예찬’ 첫 문장을 떠올린다. 가평과 청평, 강촌을 지나면서 차창 밖 숲과 강을 보노라면 젊은 시절 MT의 추억이 물안개처럼 피어나기도 한다. 춘천은 그렇게 젊음으로 기억되는 도시였다.

    유감스럽게도 청춘도시 춘천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이다. 강원연구원이 최근 마련한 강원도 전출입 통계조회 시스템을 이용해 본지가 연령별 이동 인구 추이를 분석해보니, 도내 20대 청년 중 매년 5000명 이상이 강원도를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으로의 쏠림 현상이 강원도에서도 확인되는 것이다.

    춘천의 20대도 예외는 아니다. 춘천의 청년인구(19~39세)는 2008년까지 8만248명, 춘천시 인구의 31%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11월에는 7만4593명, 전체의 26%로 줄어들었다. 대신 춘천의 노인인구(65세 이상)는 전체의 19%로 전국 평균 17%를 웃돌고 있다. 젊은이는 떠나고 나이든 이들이 춘천으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강원도는 2014년부터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인구감소 추세를 보였고, 춘천 또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춘천은 원주와 함께 다른 지역에서 전입해오는 사회적 인구가 많아 총 인구 수에서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자연적 인구 증가가 난망할 때 사회적 인구 증가는 도시 발전에 큰 힘이 된다. 2022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8명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회적 인구 증가, 다시 말해 다른 지역에서 우리 지역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지역 차원에서 당연히 반갑게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강원도 대부분의 지역이 국책연구기관 산업연구원에서 지목한 지방소멸위험 또는 우려지역으로 분류된 가운데 원주와 춘천 두 곳만이라도 총 인구수가 늘어난 것은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들어오는 연령층은 노인인데 나가는 연령대는 청년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춘천은 한 편으론 노인들 살기 편한 지역이면서 다른 한 편으론 청년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청춘 도시 이미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일자리, 교육, 교통 등 다방면에서 젊은이들이 원하는 맞춤형 파격 지원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할 것을 제언하고 싶다. 춘천이 과거 춘천시와 춘성군이 합쳐진 도농복합도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두 마리 토끼도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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