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취업자 수 지속 하락⋯체질 개선은 언제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②취업자 수 지속 하락⋯체질 개선은 언제쯤

    '생산인구 핵심' 30~49세 고용률 1년 새 1.9%p 급감
    7년차 기업, 지역 이전 고민할 정도로 기업 환경 나빠
    춘천지역 산업단지 생산액 3700억원 줄어, 고용 후퇴
    기업 유치 이후 지역 인재 채용 역할 안 해, 관리 부족

    • 입력 2023.03.16 00:02
    • 수정 2023.03.17 06:4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 도시 춘천’을 내세운 육동한 시장이 취임한 지 8개월.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고물가‧고금리 등 악재가 몰려왔지만 ‘경제통’을 자신한 육동한 시정은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지 못했고, 그 결과 춘천시민이 체감하는 지역 실물 경제 수준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MS투데이가 춘천의 경제 체질을 진단하고, 육 시장의 경제 정책 중간 성적표를 분석했다. <편집자 주>

    춘천 지역 경제의 고질병은 기업들의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생산인구의 허리를 담당하는 청장년층 세대의 고용은 양과 질 모두 기대 이하다. 신규 기업 유치 실적은 부진하고, 그나마 들어온 기업도 고용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미 자리잡은 기업들마저 춘천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민선 8기 춘천시정은 이를 타개할 체질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육동한표 ‘경제 도시’ 어디까지 왔나] 시리즈 목차

    ①민선 8기 8개월,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

    ②취업자 수 지속 하락⋯체질 개선은 언제쯤

    ③‘미래 먹거리’도 줄줄이 위태⋯앞날이 더 암담

    ▶‘기업하기 좋은 도시’는 언제쯤

    네이버는 춘천 구봉산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면서 70억원 규모의 세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입주한 후 춘천 지역 인재 고용은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서버로 이뤄진 저장공간으로, 춘천시는 센터 내 근무하는 인원을 20명 수준으로 파악한다. 춘천시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네이버가 들어올 때 7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으나 현재 구봉산 데이터센터 직원은 20명뿐”이라며 “네이버는 자회사인 인컴즈를 통해 퇴계동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며 500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춘천 지역의 젊은 취업자 증가를 견인한 것은 레고랜드다. 국민연금 데이터로 추산한 고용인원은 425명이지만, 단기 계약직이 대다수다. 최근 1년간 직원들의 퇴사율은 112%로, 장기간 양질의 고용을 보장하지 못했다. 레고랜드가 젊은 취업자를 흡수한 여파로 시내 식당, 카페 등에서는 구인난이 벌어지기도 했다. 겨울철 3개월 휴장으로 수백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레고랜드 코리아의 경우 구체적인 고용 실적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사업 초기와 비교해 지역인재 채용을 위한 노력도 뜸해졌다.

    춘천지역 산업단지 14곳의 고용 및 생산 실적 현황.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산업단지 14곳의 고용 및 생산 실적 현황.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산업의 허약한 체질은 산업단지의 고용 및 생산 실적을 보면 나타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춘천지역 산업단지 14곳의 입주업체는 607곳이다. 후평산업단지에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며 입주한 기업 수는 전년동기(379곳)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생산‧고용 실적은 오히려 역성장했다.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의 고용 실적은 7711명에서 7472명으로 239명(3.1%) 줄었다. 생산액은 1년 전 대비 3736억원(25.1%), 수출액은 3825만달러(22.2%, 한화 약 505억원)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진한 기업 유치 실적

    춘천시의 기업 유치 실적은 지난해 단 3곳에 그쳤다. 최근 5년간 춘천에서 기업 유치를 통한 고용 창출 실적은 1005명 수준이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한 지원이 포함되며 다른 지자체들은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해외 진출 기업이 국내로 복귀한 사례는 24곳, 투자계획 규모는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지방자치단체의 국내복귀기업 유치에 대한 국가의 재정자금 지원기준’에서 춘천은 우대지역에 포함돼, 기업이 국내로 복귀하며 이전할 시 투자 보조금 등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을 활용해 국내 복귀를 결정하며 춘천으로 기업을 이전한 사례는 전무하다. 춘천은 상수원 보호구역, 군사 지역으로 관련된 규제가 많아 기업의 입지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춘천 거두농공단지. (사진=MS투데이 DB)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춘천 거두농공단지. (사진=MS투데이 DB)

    최근 고금리와 고환율 영향으로 지역 중소기업이 생산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춘천에서 사업을 하던 업체들은 춘천을 떠나고 있다. 

    7년차 바이오 기업을 운영하는 B씨는 고민이 많아졌다. 사무실을 두고 있는 창업 지원 기관 내 입주 계약이 올해 끝난다. 이후 거처는 정하지 못했다. 지식산업센터나 상가 사무실 등을 알아보고 있으나 급격하게 늘어날 고정 임대료 지출이 부담이다. B씨는 춘천시와 산하 기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한다. “지자체와 기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은 항상 정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아 한계를 느낀다”는 것. 

    춘천지역 30~40대 고용 현황.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30~40대 고용 현황.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지역 고용 지표는 언뜻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취업자 수(15만800명)와 고용률(59.1%) 모두 전년동기 대비 다소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고령화로 65세 이상 노년층의 고용률이 상승한 결과 나타난 지표 착시 현상이다.

    결혼‧출산‧육아를 담당하는 30~40대 취업자와 고용률은 하락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 30~49세 취업자는 5만8600명으로 77.9%의 고용률을 보였다. 1년 전과 비교해 취업자 수는 1100명, 고용률은 1.9%p 각각 감소했다.

    전민엽 통계청 고용통계과 사무관은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하반기 30~40대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고 춘천에서 특징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며 “건설업 취업자가 많이 줄었고 도소매, 음식·숙박업 업종에서도 고용 창출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권소담·최민준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